“야 아무리 조카고 뭐고 간에 여자친구가 있는 것은 있는 것이지 그걸 아니라고 할 수 있냐”
“흥택아 말을 피하지 말고 어디한번 네가
한번 해봐라”
“야 난 그런 자신이 없고 오늘 저녁에 시계탑 밑에서 만나자”
“거기서 만나서 뭘하게”
“하여간 나와바라 내가 준비를 해서 나갈테니까”
“흥택아 뭘 준비를 한다는 거냐. 너는 말을 꺼내놓고는 사람을 궁금하게 하냐”
흥택이의 제안에 아이들은 여학생의 문제는 시들어 들었고 흥택이가 시계탑 밑에서 만나자고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돌아갔다.
호기심과 장난기가 가장 많은 지완이가 흥택이를 다그치자 흥택이는 마지못하여 대답을 한다.
“야들아 저녁에 읍내거리에 나가보면
아가씨들이 많이 돌아다니 잖아. 골목 근처에 숨어서 있다가 아가씨들이 지나가면 노란 고무줄로 종이를 말아 쏘고 도망가면 그 기분이 아주
좋더라고”
“뭐 아가씨들한테 고무줄로 쏘고 도망을 간다고”
“그래 정통으로 맞추고 도망을 가는 기분이란~ 히히”
“야 흥택아 너 그걸 해봤냐”
“그래 해봤지. 야 한번은 내가 꼬놔가지고 쐈는데 정통으로 맞았는데 그 아가씨가 막 쫓아오더라고,
도망을 쳤지 뭐 그날은 그것으로 끝이었는데 하여간 재미가 있다고”
저녁에는 시계탑 근처가 읍내에서는 가로등과 가게등의 불빛으로 인하여 환한곳에 속했다.
그러다보니 노는 아이들이 자연히 꼬이는
장소였다.
그리고 저녁이면 아가씨들이 중앙극장이나 금산극장 등을 갈려면 지나는 장소이다보니 아이들이 장난을 치곤 하였던 것이다.
흥택이는 저녁을 먹자마자 제방으로 들어가서 종이를 작게 잘라 돌돌말아 고무줄에 걸고 쏘기에 알맞게 여러개를 만들어가지고 시계탑 쪽으로 일찍 나갔다.
너무 일찍 나왔는지 아이들이 아직 보이지를 않았다. 얼마를 기다리자 하나둘 모이기 시작을 하였다.
“흥택아 준비해 온다는 것 준비 해왔냐?”
“응 자 봐라 이만하면 많지”
“이걸 어디다 다 쏠려고 이렇게 많이 만들었어. 그런데 난 고무줄이 없는데 고무줄도 준비를 했냐”
“고무줄은 두 개밖에 준비를 못했는데 지완아 늬들집 여기서 가까우니 집에가서 좀 가지고 오면 않되냐”
“야 우리집에 고무줄이 없어.
지금 내 빤쓰 고무줄도 떨어질려고 하는데 우리엄마가 갈아주지 못하고 있다야”
“그럼 어떡하지 사람은 지완이, 금성이, 나미리, 성민이, 그리고 나 다섯이나 되는데”
“그러면 지완이 하고 흥택이 늬들 둘이서 하고
우리는 구경을 하지 뭐”
성민이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자 다들 그렇게 하자고 한다.
시계탑쪽으로 죽 붙어서 아이들은 아가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좀
이른 시간이라 마땅히 고무줄을 쏘아붙일 아가씨들이 지나가지를 않는다.
“야 흥택아 저기를 봐바라 한명이 오고 있는데”
“어디? 응 지완아, 저아가씨 짧은 치마를 입었다 그지, 다리를 겨냥하여 쏘자고.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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