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의 충남도민체전, 첫 작품의 성공

이제 금년의 큰 일은 다 끝난 것 같다

지난 10월 27일 금산에서 치러지는 최초의 대규모 체육행사인 제57회 충남도민체전이 일요일인 30일 간간이 가을비가 뿌리는 비교적 쌀쌀한 날씨에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0월27일의 개막식에는 3만여명의 인파와 만대로 추정되는 차량들이 금산에 몰려 대단한 장관을 이루었고, 17개 종목의 경기가 초등·중등·고등 및 일반부로 나뉘어 금산의 각 경기장에서 벌어지면서 선수와 응원단 모두가 저마다 최선을 다해 뛰고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금산군은 이번 체전에서 -물론 작년의 초라한 성적이 비록 실력 이외의 문제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무려 9계단을 뛰어올라 종합 7위를 차지하는 대단한 성적을 거두어서 폐막식에서 『진취상』을 받으면서 자랑스런 마무리를 했다.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면에는 수많은 우리 선수단과 임원들의 피와 땀이 어려 있을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번 도민체전을 준비하느라 많은 고생을 한 김진문 생활체육회장을 비롯한 체육회 관계자들과 급수봉사와 차량안내봉사를 위해 수고하신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군민 여러분들, 박동철 부군수를 비롯한 공무원들과 양낙운 경찰서장을 비롯한 경찰관들, 김의웅 금산군교육장을 비롯한 교육계 인사들에게 ‘수고하셨다’는 격려와 박수를 드린다.

그리고 금년의 큰 행사는 이제 끝난 것 같으니, 그동안 못잔 잠도 실컷 자고, 못 만났던 사람들도 만나고, 밀린 일도 마무리하시기 바란다.

또 다시 『금산의 힘』

사실 인구 6만의 작은 고장 금산, 충남지역에서는 우리보다 작은 고장을 꼽으라면 ‘청양’이외에는 언뜻 떠오르지 않는 지역에서, 그것도 충남의 동남쪽 구석에 치우친 지역에서 충남도민 전체가 함께 모여 잔치를 벌인다는 것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

우리끼리만 하는 얘기들이 많지만, 사실 공설운동장이 없던 시절에는 있어주기만 해도 감지덕지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도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하기 힘든 얘기일 것이다.

생각해 보면 불과 몇 년 되지 않았지만 공설운동장이 처음 생기던 시절에는 -물론 그 당시에도 위치와 규모가 너무 좋지 않다는 얘기들이 있기는 했지만- 그렇게 크고 잔디 깔린 운동장과 테니스장, 족구장이 생긴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라고 좋아했던 적이 있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의 얘기인 것만 같다.

그렇지만 다락원을 비롯한 최근 몇 년간의 괄목할만한 걸작들을 갖게 되면서 눈이 높아진 금산군민들에게 현재의 공설운동장은 아무리 보아도 눈에 차지 않는다.

다른 지역에 가보면 더 넓고 멋있는 공설운동장도 많은데, 우리의 그것과 비교해 보면 우리 것은 너무 초라해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운동장을 약간의 손질을 통해 메인 스타디움으로 이용해서 도민체전이란 큰 행사를 치렀다는 것이 사실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큰 성공이라는 것을 우리는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사실 일이란 것이 대부분 그렇지만, 돈을 무한정 퍼부어 넣으면서 잘 하는 행사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수없이 생긴 여러 재주를 가진 많은 이벤트 담당 전문회사에 ‘이러저러하게 기획해서 이러저러하게 집행하라’고 지시한 다음에 돈 많이 주고 그 돈 떼어먹지 않는지 눈만 크게 뜨고 있으면 투입된 돈이 뭔가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축제만 해도 경주의 문화축제는 100억원이 넘는 돈이 투입된다고 하는데, 그 지역의 공무원들은 -너무 과장된 얘기인 것 같기는 하지만- 뒷짐지고 돌아다니기만 하면 된다는 말이 돌 정도로 몸으로 때우는 일들의 상당 부분을 이벤트회사에서 한다고 한다.
돈의 힘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금산은 작은 고장이고,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입할 능력도 없는 것이 현실이어서, 우리는 그동안 10억원 안팎의 비용을 들여 인삼축제를 전국 최우수축제로 만들어야만 당연한 듯한 분위기에서 최근 몇 년을 보냈다.

그만큼 주민들과 공무원들의 피땀 나는 노력을 바탕으로 한 우리의 『머리』와 『몸』이 돈이 할 일을 대신 했고, 이런 과정에서 우리가 알든 모르든 우리의 수준이 대단히 향상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번 도민체전을 치르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는 것이 이번 체전의 가장 큰 성과가 아닌가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실천

돈을 들이지 않으면서 새로운 운영의 모델을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는 이번에 여러 가지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투입된 자금에 비해 지극히 경제적인 규모의 체전을 치러냄으로써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금산이 인삼약초의 고장이라는 것을 돈 한푼 안 들이고 과시하는데 쑥을 중심으로 만든 『약초성화』가 큰 일을 해냈고, 공설운동장에서 당장 만들기도 힘들고 돈도 많이 들면서 가장 부족한 시설 중 하나인 관중석 스탠드를 『잔디형 토공스탠드』로 해결해서 개·폐회식을 훌륭히 치러 냈다.

공설운동장에 육상트랙을 설치하는 일도 대단히 힘든 일이었지만 -물론 400m 트랙을 육상연맹으로부터 공인받는데 많은 고생을 했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깔끔하게 우레탄 트랙을 설치해서 무난히 해결했고, 부족한 화장실도 『냄새 없고 에어컨과 히터가 나오는 싸롱급 이동화장실』로 좋은 평을 들었다.

금산이 갖고 있는 큰 문화유산 중 하나인 『탑문화』를 과시하기 위해 성화대를『돌탑형 』으로 만들었고, 대규모의 주차장을 급히 만들면서 주차난 문제도 해결했다.

궁도경기장은 이미 제 25회 인삼축제에 전국 궁도대회를 개최하면서 말끔히 단장되어 있었고, 축구, 배구, 수영 등의 경기장들도 손색없이 각종 경기를 치러내서 도민체전을 준비한 사람들이 원하던 대로 『가장 금산다우면서 미래지향적인 종합예술』이 되었다고 평가해도 무방할 정도로 『최고의 도민체전』이었다는 찬사를 들었다.

문제점들도 지적되었는데…

아쉬운 것도 몇가지 있었는데, 숙박시설이 모자라 많은 선수단과 응원단들이 대전을 비롯한 타지에 숙소를 정하는 바람에 그 사람들도 힘들고, 우리 지역으로서도 경제적인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을 것이다.

개막식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주차장에 설치한 식당의 수용능력을 벗어났고, 많은 방문객들에게 불편을 주게 되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숙박시설에 대한 문제는 인삼축제를 치르면서도 항상 나오는 단골 불편사항인데, 물론 일회성의 대규모 행사를 위해 인삼호텔과 같은 커다란 숙박시설을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금산의 경치 좋은 곳에 많이 세워지고 있는 팬션 및 민박시설과 연계하는 비상연락망을 평소에 만들어 운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이런 큰 행사에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 다른 문제점들도 있을 터인데, 진료 때문에 각 보조경기장을 둘러보지 못한 나로서는 더 이상 언급은 힘들 것으로 생각되고, 이 큰 일을 주최한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치하하면서 또 일을 하는 동안 느꼈던 개선을 요하는 사항들에 대한 심도있는 토의가 이루어지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첫 대규모 체육행사를 이렇게 대과(大過)없이 치를 수 있었다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우리가 살고 있는 금산과 금산사람들의 높은 수준을 스스로 알 수 있었다는 자부심을 느끼면서, 다시 한 번 고생하신 모든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금산신문 webmaster@igsnews.co.kr

트윗하기

금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