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원, 벌써 1년이 지났네
지난 11월 11일은 ‘농민의 날’이자 과자장사꾼의 상술(商術)로 태어난 ‘빼빼로데이’이자 다락원의 1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날이었다.
원래 다락원의 생일날은 10월 29일이지만, 금년에는 그 날이 10월 27일부터 시작된 제57회 충남도민체전이 바로 우리 금산에서 열리는 와중이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생일잔치 날짜를 바꾸었다고 한다.
간단한 기념식과 유공자 표창이 있었고, 이어서 금산에 태어난 새로운 명물인 중부대학교 『실키 팝스 오케스트라(Silky Pops Orchestra)』의 연주가 있었다.
그동안 이 지면을 통해 우리 지역 금산에서 다락원이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해서 몇 차례 언급한 바 있지만, ‘이런 작은 고장에 다락원과 같은 거대한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는 『도시연대』회장으로 계시는 건축학계의 석학 강병기교수의 말씀이 정말 지당하리만큼 어찌 보면 다락원이 ‘과거(다락원 이전의)’의 우리에게는 과분한 선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다락원이 생기기 전에 느낀 지역문화의 질과 지금의 그것은 천양지차(天壤之差)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박동철 금산군수 권한대행은 인사말씀에서 “지난 1년간은 다락원이 뿌리를 내리는 기간이었고, 앞으로는 금산군민 전체가 문화의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도록 저변을 넓혀 나가는 시기가 되어야 하겠다”는 요지의 말씀을 하셨는데, 정곡을 찌르는 시의적절(時宜適切)한 표현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규모와 1년간의 업적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다락원을 위해 땅을 파기 시작하면서 관계자들은 좋은 소리보다는 싫은 소리를 더 많이 들었어야 했다.
주차장이 좁다, 왜 답답하게 소산(인삼탑이 세워진 산)을 끼고 짓는가, 가로막는 산을 팍 제쳐버려야 하지 않는가, 너무 큰길에 바짝 붙여 짓는 것 같다, 답답하다, 등등…
완공 후 1년이 지나자 그런 불편하다는 소리는 이제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아졌고, 여러 모로 요긴하게 잘 쓰이고 있다는 칭찬의 소리가 더 크게 돌아다니는 것 같다.
다락원이 가지는 여러 특별한 의미들이 많은데, 우선 중앙부처 7개에서 펼치는 12개의 사업을 하나로 통합한 요즘 유행하는 경향인 소위 ‘클러스터(Cluster)’사업을 먼저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많은 다른 지역과 정부 차원에서 많은 찬사와 칭찬을 들었다.
이런 의미에서 다락원 프로젝트는 금산과 같이 작은 고장에서 시대를 앞서 나간 대단한 사례가 될 것이다.
총 14,000평이 넘는 대지에 대공연장이 포함된 생명의 집, 문화의 집, 보건소, 노인과 여성과 농민과 장애인과 청소년을 위한 시설, 즉 지역내 복지와 문화에 관한 대부분의 시설들을 한 곳에 모아 놓을 수 있었다는 것은 대단한 프로젝트임이 틀림이 없을 것이고, 우리 금산의 모든 사람들은 다락원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아직 스포츠센터가 공사 중에 있지만, 2006년 3월 중에 준공되면 이제 다락원은 화룡점정(畵龍點睛)할 것이고, 날개를 달 것으로 기대된다.
비단 공연문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활동을 시도하고 있는데, 아동미술, 레고닥터 등의 다양한 아동교육 프로그램과 바이올린, 플루트, 트럼펫 등의 고급악기강좌를 저가에 개설하고 있다.
금산문화원이 위치한 문화의 집은 전통농악, 판소리 및 민요, 서예, 한국화, 합창, 문예 창작 등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문화예술 창작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각 복지동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언어 및 심리치료 프로그램, 사회적응훈련 프로그램 등과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건전한 보호, 육성, 지도 프로그램을 상설 운영하고 있으며, 어르신들의 여가선용 및 취업프로그램, 노동력 재창출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용하고 있다.
여성의 집에서는 능력개발, 직업훈련, 사회참여기회 제공 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농민의 집에서는 21세기 첨단기술과 지식변화에 대처하는 전문농업인 육성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장애인과 청소년, 노인어르신, 여성, 그리고 농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이 잘 돌아가려면 시설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있는데, 바로 ‘사람’이다.
이 ‘사람’이란 개념은 이 시설들을 운용하는 직원과 이 시설을 이용하는 주민을 포함하는 것이지만, 오늘은 다락원 돌잔치에 대해 얘기하는 날이기 때문에, 직원에 대해서만 알아보도록 하자.
사람이 중요하다
다락원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개관 준비 중과 개관 후 초창기에 정말 많은 고생을 하는 것을 내가 보고 느낀 것은 ‘역시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소프트웨어 없이는 무용지물’이란 것이었다.
그만큼 시설도 중요하지만, 그 시설을 운용하는 직원들의 열의와 능력이 중요한 것일텐데, 다락원에는 그 하드와 소프트웨어가 모두 갖추어졌기에 지난 1년간의 활동이 그토록 눈부신 것이었을 것이다.
개관 준비와 초창기의 어려움을 이기고 지금의 다락원을 만든 초대 정정학 다락원장에 이어 큰 살림을 맡아 수고하는 김경엽 2대 다락원장은 집에 불이 나도 절대로 뛰지 않을 것 같이 생긴 후덕한 모습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정말 살림을 잘 할 것’이란 믿음을 주기에 충분한 분이다.
다락원에는 정규직 10명, 계약직 6명, 일용직 8명 등 총 24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고 하는데, 모든 직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내고 있지만, 특별히 공연담당인 김현준 팀장에 대해서는 커다란 찬사를 보내야 하겠다.
지난 1년간 다락원을 운영해 온 과정을 하나의 농구경기에 비유한다면 김현준 팀장은 ‘가드’의 역할에 비유할 수 있겠다. 농구경기에서 살림꾼의 역할과 공격과 수비를 시작하는 중심축이 ‘가드’의 직분이듯이, 그동안 다락원 대공연장과 소공연장의 무대에 올라온 많은 훌륭한 공연의 무대 뒤에는 항상 김팀장이 있었다.
어떤 때는 ‘이런 공연은 아직 우리에게는 무리가 아닐까’하는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그는 항상 자신있게 추진했고, 대부분의 경우 멋진
성공을 거두었다.
앞으로도 많은 훌륭한 공연문화를 금산에 선보여주기를 부탁하는 마음이다.
금산 문화의 축으로
지난 1년간의 다락원의 활동은 대단히 성공적이라는 것이 옆에서 지켜본 나의 생각이다.
그렇지만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성공했을 때가 바로 망해가기 시작하는 때’라는 격언이 있다.
요즘 세계 최고의 기업인 제네랄 모터스(GM)가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니 정말 이 격언이 실감나는데, 항상 과거의 칭찬보다는 미래의 비전이 더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지난 1년의 업적에 자만하지 말고 항상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정진해서 금산문화의 발전을 위해 계속 정진해 주기를 부탁한다.
그리하여 금산이 점점 작아지는 다른 여느 산골마을이 아니라, 인삼·약초와 함께 문화수준 또한 인삼축제를 비롯한 축제문화와 함께 전국 최고의 경지라는 말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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