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대전에서 전화가 왔다.
식품재료 납품업체 사장님이 필자가 일하는 나눔의 집으로 전화를 한 것이었다. 국거리용 쇠고기 60여
박스가 남아서 어려운 분들을 위해 쓰고 싶다고 했다.
알루미늄 포장지에 담긴 10인분용 쇠고기가 한 박스에 열 봉지씩 들어있었다.
차량으로 모두 실어 금산군내 독거노인들, 노인복지시설에
사시는 노인들과 우리 기관에서 돌보는 저소득층 60여 가정에 골고루 전달하였다.
“이렇게 많은 쇠고기는 처음 받아 봐요. 기껏해야 1년에 두 차례 서너 근 먹을까 말까 한데…”
뜻하지 않게 고기선물을 받은 분들이
미소를 지었다. 이걸 가지고 장조림도 담아놓고 곰탕도 끓이고 흰떡을 숭숭 썰어 구수한 떡국도 끓여 먹었다고 좋아들 하셨다.
우리 나눔의 집에서는 1월 16일부터 ‘사랑의 빵 나누기’ 사업도 펼치고 있다.
후원자들이 매월 정기적으로 보내시는 후원금으로 만든
빵을 이웃들과 나누는 사업이다.
제빵기계 안에선 식빵, 옥수수빵, 소보로, 단팥빵, 슈크림 빵이 모락모락 김을 내며 구워진다. 정성껏 비닐봉지에 포장해 금산군내 독거노인, 장애우들과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밑반찬과 더불어 전달한다. 어려운 이웃들을 아끼는 후원자들의 정성이 있기에 가능한 사업들이다.
요즘 물질에 집착하지 않는 무소유(無所有)의 생활방식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무소유 정신’이란 물질의 결핍만을 뜻하지 않는다.
진정한 의미의 무소유란 내가 가진 물질을 이웃과 함께 기꺼이 나눌 줄 아는 마음이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내 가족만 행복하게 사는 것이 인생 목적이 아니다. 오히려 번만큼 이웃과 나눌 줄 아는 이들이 많아질 때 우리 사회의 어두운 구석은 점점 사라지게 될 것이다.
옛날 중동의 사막에서 수도 생활하는 사제가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귀족 한 사람이 금을 가지고 그에게 다가왔다. 그걸 함께 사는 수도자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부탁했다.
사제는 그 귀족에게 “그들에게는 금이 필요하지 않습니다.”하고 말했다. 귀족은 막무가내로 우겼다. 뜻을 못 이루자 기어이 그 금을 큰 바구니에 담아서 성당 입구에 가져다 놓았다.
사제가 수도자들에게 “누구든지 필요하면 얼마쯤 가져가도 됩니다.”하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에 손을 대기는 커녕 거들떠보는 사람조차
없었다. 사제는 그 귀족에게 말했다. “신(神)께서 당신의 봉헌을 받아 주셨습니다. 가서 그것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십시오.”
그 귀족은
큰 은혜를 입고 마을을 떠나갔다고 한다.
사랑은 마음속의 무한한 보물창고를 연다.
이것은 손해 보지 않는 행위다. 사랑의 법칙은 조건 없이 남에게 베푸는 것을 통하여
성취된다. 그런데 그 법칙 속에서 주는 것은 곧 받는 것이 된다. 내어 준만큼 다른 경로를 통해 다시 좋은 것이 오게 되어 있다.
예수께서는 “남에게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며 말에다 흐르고 넘치도록 후하게 담아서 너희에게 안겨 주실 것이다. 너희가 남에게 주는 분량만큼 너희도 받을 것이다.”라고 했다. 동양의 옛 성현들도 ‘적선지가(積善之家)에 필유여경(必有餘慶)’이라했다.
즉, ‘착한 일을 하는 집안에 반드시 경사스런 일이 생긴다.’는 뜻이다.
작은 미소, 따스한 말씨, 다정한 손길은 건네는 이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가져다준다.
묵묵히 어려운 이웃들을 후원하는 고마운 이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 안에 희망의 불씨가 늘 타오르고 있음을 날마다 경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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