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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0km를 걷는 1학년 걷기여행. |
“금산간디고등학교는 어떤 곳인가요?”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면서 학교에 대해 물어오시는 분들이 많아진다. 걸려오는 전화들마다 사연도 다양하다. 질문에 답하며 위로와 공감을 주고 받는 일이 잦아진다, 질문에 답하다보면 시간이 훌쩍 가지만 참 보람된 일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 학교를 더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어찌 보면 교육 활동과 라이브 공연은 비슷한 면이 많다.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처럼 늘 변화가 많다. 상호작용이 중요해서 팀워크가 그 성과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누가 함께 하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완전히 달라진다. 어제의 공연과 오늘의 공연이 다르듯, 교육활동도 이와 같다. 구성원들의 자율적인 기획과 활동을 중요시하는 간디학교에서는 하루하루가 마치 라이브 공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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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핵탈미세먼지 햇빛나눔발전프로젝트. |
더군다나 ‘프로젝트’를 중심에 두고 있는 학교다. 늘 변화가 많다. 자신이 해보고 싶은 작업이나 활동을 대학가서 취직하고 하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서 최대한 실현해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자신의 프로젝트를 자꾸 기획해보도록 권한다. 교사들이 돕긴 하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주도하도록 강조한다. 진짜로 해보면서 경험을 얻고 관련한 사람(전문가)과 현장을 찾아다니며 연결하며 배우도록 권장한다. 실제 현실과 연결된 복잡하고 현장감있는 활동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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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해외이동학습. |
물론, 다양한 지원장치가 존재한다. 매학기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수업도 프로젝트 형태인 것이 많다) 선택하여 듣는다. 매 학기 동기들과 꼭 함께 해야 하는 프로젝트를 해본다. 이런 저런 행사나 여행을 함께 기획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관심이 가는 활동 분야나 주제가 생기면 시도해보도록 한다. 학교 안에서 프로젝트를 시도하다가 고민이 깊어지면 인턴쉽 현장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사회현장에서의 인턴쉽을 마치고 돌아오면 학교에서의 프로젝트는 물론,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지역과 전국 그리고 해외에 걸쳐있는 다양한 네트워크와 플랫폼들이 더 많은 도전과 연결을 자극한다. 이렇게 학교 안팎을 오가며 자신의 꿈과 길을 찾아가고 만들어간다. 어려움이 있을때마다 함께 하는 멘토(교사, 부모, 선배)들과의 깊은 유대감은 이런 활동이 가능해지는 숨은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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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이 기획한 금산지역 416 5주기 추모제. |
이런 환경은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나답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 늘 묻게 한다. 이와 더불어 매학기를 설계하고 결과를 발표하는 환경은 성찰을 습관처럼 만든다. 자연스레 자신의 문제의식이나 삶의 목적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우리는 진로교육이 단순한 직업 찾기가 아니라고 믿는다. 자신의 흥미 재능 가치 성향을 꾸준히 생각해보는 과정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1학년 때 관심 있었던 분야가 3년 내내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계속 바뀌는 경우도 많다. 자신이 추구해온 가치를 한참 뒤에야 깨닫기도 한다. 그렇게 드러나는 자기 인생의 점들을 연결하며 자신만의 스토리와 역량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진로(자신의 참된 길)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믿는다. 어쩌면 앞으로 평생 해 나갈 활동을 미리 연습해보는 것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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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이 만든 대안화폐 장터에서 열린 페미니즘 부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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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핸드메이드 상품으로 얻은 수익금을 착한 일에 기부하는 예술공방 프로젝트. |
이렇게만 보면 학생들이 늘 나 자신만 바라보고 살아갈 것 같지만, 실상은 또 그렇지가 않다. 24시간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는 환경은 숨어있는 교육과정이다. 교실에서 싸운 친구를 기숙사에서 또 봐야 하는 곳이다. 따라서 관계 맺기가 아주 중요한 곳이다. 프로젝트 학교라 더욱 그렇다. 주변의 지원과 도움 없이 프로젝트를 혼자 해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늘 함께 하는 공간에서는 함께 정하는 규칙도 많고, 나의 욕구를 내려놓아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환경은 자연스레 ‘공감’에 대해서 늘 고민하고 연습하게 만든다. 내가 어떤 존재인지, 무엇에 기뻐하고 반응하는지 아는 것을 넘어서서, 주변과도 잘 소통하고 기여하는 삶을 어떻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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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턴쉽 현장 체험. |
빠른 변화의 시대다. 어제의 정답이 오늘에는 의미가 없다. 따라서 어떤 자격을 취득했는지보다 실제 역량과 경험의 양이 중요하다. 변화에 적응하며 언제 어디서나 일을 찾고 협력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변화에 적응하기에 그치지 않고, 나답고 우리다움을 찾아 변화를 만들며 살아가려는 삶의 태도가 소중한 시대라고 믿는다. 좀더 많은 이가 그렇게 살수록 우리들 모두 더 행복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믿는다. 모든 학교와 삶이 그렇게 행복해지길 빈다. 꿈이 더 소중한 세상이 되길 빈다.
/글 사진. 금산신문 전문위원 유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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