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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음 팔기

歲歲賣癡癡不盡  猶將古我到今吾
세세매치치불진  유장고아도금오

해마다 어리석음 팔건만 어리석음 여전히 남아
오히려 옛날의 내가 지금까지 이어졌네 

- 안축(安軸, 1282~1348), 『근재집(謹齋集)』 「정월 초하루에[元日]」

서대산 개덕사 폭포.(사진=임문익 작가)

해설]
위 구절은 고려 후기 문신이자 문인이었던 근재 안축이 정월 초하루에 쓴 시의 일부입니다. 얼핏 보면 이 시는 젊은 시절 미숙했던 모습 그대로 나이만 들어가는 자신에 대한 자조를 담은 넋두리 정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넋두리 속에는 해마다 어리석음을 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모습과 늘 결과에 대해 부족하다 느꼈던 철저한 자기반성이 담겨 있습니다.

『고려사』 열전에 “마음가짐이 공정하였고 근검으로 집안을 다스렸다.[處心公正, 持家勤儉]”라는 사평(史評)과 이곡(李穀)이 쓴 「묘지명」에 “말을 분명하고 유창하게 하여 감추는 것이 없었으며, 관직을 수행할 때에는 근면하여 권태로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선(善)을 보면 칭찬하기를 마지않아 좋은 평판이 많았고, 악(惡)을 보면 피하며 가까이하지 않아 원망이 적었다. 자신이 거처하는 곳을 근재(謹齋)라고 스스로 명명하였으니 그 뜻을 볼 수 있다.[發言便便無遁詞, 居官矻矻無倦色. 見善則稱之不已, 故多譽, 見惡則避之不近, 故寡怨. 自號所居曰謹齋, 其志可見已.]”라는 평을 얻은 것도 꾸준한 반성과 노력의 산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쓴이 권헌준(權憲俊)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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