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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을 준비하며
새학기 교사연수.

어느 학기가 그렇지 않았냐 만은, 이번학기도 드라마틱하게 시작되는 중이다. 학교 안팎의 다양한 변화들이 휘몰아친다. 쉽진 않지만 서로의 질문과 제안과 부탁을 엮어가고 있다. 복잡한 상황과 다양한 입장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기란 참 어렵다. 서로 부둥껴 안고 함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간다. 이렇게 올해도 어느덧 시작되나보다. 소리 소문없이 시작된 봄처럼.

지난 학기를 마무리 하면서 쏟아졌던 요청과 제안들을 모아두었다. 모은 의견들은 방학중에 교사들이 틈틈이 검토하고, 연구하여, 새학기의 초안을 준비한다. 어느 정도 초안이 나오면, 다시 구성원들과 의견을 교환한다. 함께 학교를 만든다. 교사가 알아서 하기만 해서도, 그렇다고 학생에게 문제를 던지기만 해서도 안된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함께 의미를 직조(織造)해 간다. 그렇게 새학기를 향한 구상들의 퍼즐맞추기를 한창 하고 있을 무렵, 학교 안팎의 변수들이 함께 엉겨오기 시작했다

학교 운영의 비전을 스스로 찾아가는 교사들의 어항 토론.

문제 상황은 늘 불청객처럼 찾아온다. 예측불가능의 상황을 만나면 불안은 더 커진다. 특정 상황 탓을 하거나 누군가 때문에 일어난 일로 치부하여 버리기도 한다. 주의가 집중되는 문제일수록 각자의 주장에는 감정이 실리고, 날선 공방을 주고 받기 쉽다. 프레임을 씌워 상황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더 심해진다. 목소리를 키워 나의 멋지고 옳은 주장을 상대방에게 이해시키기만 하면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결과는 그렇게 펼쳐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서로 상처만 주다가 녹초가 되기 일쑤다. 모두가 서로를 도우려는 진심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학생회 LT.

산다는 건 어쩌면 파도타기(windsurfing)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삶을 애써 안정적으로 만들려 하기보다, 불확실함을 받아들이고, 흐름에 내맡기면서, 순간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문제를 만나기 전에 사전에 준비하지 못했음을 비난하기보다, 서투르고 모자란 지금 그대로, 함께 하는 사람들의 경험을 연결하여, 지혜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학생회 LT 서클.

문제가 다가올 때, 이로써 서로를 만나고 돌볼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기란 참 어렵다. 그러나 정해진 답은 없어도, 함께 만들어 갈 수는 있다. 그럴 때 필요한 건 서로를 연결해주는 아주 작은 행동이다. ‘넌 어때?’ 가볍게 묻거나, 농담을 하거나, 따뜻한 눈빛을 교환하는 것들이다. 그런 행동들이 우리를 연결해주고, 함께 길을 찾을 수 있는 동료로 받아들이게 해준다. ‘기꺼이 마음이 나게 만드는 것’ 어쩌면 그것이 문제 해결의 지름길일지도 모른다. 서로를 존중한다는 것은 윤리적인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에 꼭 필요한 지혜가 아닐까

머리를 맞대고 이 궁리 저 궁리 짜내본다. 여전히 명확한 답은 없지만 이렇게 가면 될 것 같다는 믿음은 생긴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의미의 그물망을 짜들어 간다. 일정한 목표와 성과를 향해 달려가는 게 아니라, 함께 실수와 사과와 보상을 엮어가며 삶의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부족하고 허접한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스스로 상황의 주인이 되어가는 우리가 참 멋지다. 우리처럼 새로운 파도를 만나고 있을 모두를 응원한다. 새 봄에는 희망의 흐름을 다함께 만들어가게 되길 기도한다.

/글.사진 금산신문 전문위원 유준혁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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