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 전해 내려오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일단의 구도자들이 한 스승을 찾아갔다.
그는 이루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사치품 속에 온통 둘러싸여 있었다. 구도자들은 그를 등지고, 이번에는 엄격하고 금욕적인 스승을 찾아갔다.
그 스승은 너무나 검소하여서 깔개 하나와 물병 하나로 살아갈 뿐이었다.
한 구도자가 말을 했다.
스승님의 검소하고 엄격한 방식과 환경이, 이러저러한 스승의 화려하고 찬란한 생활보다 훨씬 저희들의 마음에 듭니다.
그 스승은 진리의 길을 포기한 듯합니다.
엄격하고도 금욕적인 스승이 돌연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눈물을 줄줄 흘리기 시작했다.
친구들이여, 사람이란 어리석게도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외적인 것들에 영향을 받는다네.
그걸 안다면 세상의 불행이 그칠 테지!
그 스승이 사치품들로 둘러싸여 있는 것은 그분이 그런 것들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고 또 내가 이렇게 엄격하고 금욕적인 것은 이
속에서만은 내가 영향 받지 않기 때문이라네.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을 일깨우는 바가 크다.
물질 가운데 둘러 싸여있지만 그것에 집착하지 않고 참 자유를 누리는 삶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이런 이들은 언제든지 이웃이 필요로 하면 자신의 것을 나누어줄 마음이 되어있을 것이다. 인생을 사는 방향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이기주의(利己主義), 또 다른 하나는 이웃의 행복을 기뻐하며살아가는 이타주의(利他主義)다.
일전에 매스컴을 통해 미국의 재벌 한분이 자신의 재산 가운데 85%를 5개 자선단체에 매년 기부키로 했다는 보도가 나간 적이 있었다.
올해 75세인 워렌 버핏 회장은 빌 게이츠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부자로 꼽히고 있는 사람이다.
그것도 외부의 압력을 통해서도 아니고 또한 기부를 통한 기업의 세금감면의 혜택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개인 소유의 재산을 기부한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한다.
지난 2004년 12월 남아시아 일대를 강타한 쓰나미는 17만5천명이 되는 귀중한 목숨들을 앗아갔다.
당시 영국에서 시작한 민간모금액이 미국정부가 출연한 지원금보다 훨씬 많아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영국에는 옥스팜(Oxfam), 티어펀드(Tear Fund) 등 다양한 기금들이 모아져서 국내 뿐만 아니라 재해를 입은 해외 곳곳에 손길을 뻗치고 있다.
영국 시내를 걷다보면 자선가게(Charity Shop)라 이름 붙여진 상점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서적, 의류, 가재도구 등
중고물품을 값싸게 사서 다시 저렴한 가격에 되파는 상점이다.
가게운영을 통해 들어온 수익금은 모두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기금으로 적립된다.
가정주부 또는 칠순이 넘어 보이는 할머니들이 무보수
자원봉사로 가게 일을 돌보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영국인들은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을지라도 지구촌 어느 구석에선가 고통을 당하는 이들이 있을 때 기꺼이 지갑을 열 줄 알았다.
모든 종교는 사심 없는 나눔의 소중함에 대해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다. 불가에서도 주되 주었다는 생각을 내지 말라는 의미에서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를 가장 높은 나눔으로 보는 것 같다.
그리스도교에서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면서 베풀되 남에게 베풀었다는 생각조차도 잊어버리고 살라고 가르친다.
나눔의 삶을 통하여 얻어지는 행복은 스스로에게도 기쁨이 될 뿐만 아니라 어두운 세상에 빛을 밝히게 된다. 가진 것에 집착하지 않고 재능과 소유를 기꺼이 나눌 줄 아는 이들이 아름답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이야기의 스승이 전하는 지혜의 말씀에 다시금 귀를 기울여 본다.
사람이란 어리석게도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외적인 것들에 영향을 받는다네. 그걸 안다면 세상의 불행이 그칠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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