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을 시작하면서 묵은 밭에 노란 열매를 맺은 식물이 있어 황태자님께 여쭤봤더니 외래종 같다면서 재배를 한 것이 아닌가 한다. 자세한 것은 문헌을 찾아 알려주시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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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종안 전 남일우체국장 |
오늘 산행은 찬바람이 불고 많이 쌓여있는 낙엽위에 눈이 쌓여있어 걸음걸이가 조심스럽고 어렵다. 그러나 새로 오신 분들은 산행을 많이 해본 분들인지 어렵지 않게 잘 따라온다. 흑암리 성산에서 용덕리 산저봉마을로 넘어가는 이름 없는 재에는 성황목이 속을 다 썩이고 외롭게 서있다. 어른의 팔로 한아름 반은 될듯하다. 이곳에서 모두들 옛날 보쌈의 이야기가 나왔다. 모두들 보쌈하면 성황당에서 첫 번째로 만나는 사람이 데리고 가는 것으로 알고 있어 부가적인 설명을 해주었다. 고려시대와 조선초기에는 부녀자들이 자유롭게 재혼을 할 수 있었고 또한 처자들도 연애결혼도 자유롭 던 시대였으나 조선중기부터 재혼을 금지하게 되어 시댁에서 남편없이 수절을 하면서 살게 되어 묵시적인 풍습으로 보쌈과 성황당이라는 풍습이 생겨나게 되었다. 홀아비에게 매파가 미리 의사를 물어 두 사람이 만나 재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 홀로 된 며느리를 보내게 해준 것이 성황당의 만남이였다. 둘이서 멀리 타 지역으로 떠나서 살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또한 한 마을로 시집을 오면 거의 그 동네를 벗어나는 일이 없어 신분이 비밀에 부쳐지게 된다. 같이 참석한 분의 할머니께서도 시집을 오셔서 평생 그 마을을 벗어나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단다. 우리 선조의 잘못된 제도속에서 융통성을 발휘한 멋진 풍습이 아닐까 한다.
488봉을 지나서 느지목에 도착하니 12:30분 가량이 되어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일부는 재 다음이 급경사여서 식사를 하고나면 더 힘들다고 진행을 주장하였으나 칼날같은 능선에서는 여러 명이 식사할 장소가 마땅한 곳이 없이 이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오늘도 여러 종류의 술과 몇 년씩 묵은 더덕장아치에 달래장아치 김치찌개, 라면까지 풍성한 식사시간이 되었다.
황태자님은 사진촬영과 동영상촬영을 위하여 제일 앞으로 뛰어갔다가 뒤로 돌아가는 등 힘든 산행을 하고 있다. 지난 구간에서도 동영상을 촬영하기 위하여 고생을 하였는데 이번에도 힘든 산행을 한다.
더기산은 해발590m로 금산군 남이면 대양리에 위치하여 진행방향에서 좌측의 진안군 주천면 용덕리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더기산 줄기는 특이한 암릉으로 색다른 풍경을 이루고 있으며 대양리 주민들은 데기산으로 부르고 있다. ‘더기’라는 말이 고원의 평평한 땅을 말하는데 이 산줄기가 암릉이면서도 특이하게 둥글고 널찍하다 그래서 붙인 이름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또한 더기산은 풍화가 많이 진행된 탓인지 날카롭지 않고 푸석돌이 많으면서 바위손등 암릉에서 자라는 식물이 많이 있다. 이 산등성이를 걸으면서 대양리쪽과 용덕리 양쪽이 모두 절벽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암릉위에서 금산쪽의 골짜기와 마을 들을 살펴보면서 삼뱅이와 그 너머 버등골, 오두골이나 고냄이골, 명지목 두문동 등을 살펴보았다. 버등골은 골짜기가 좁아 농토가 없을 듯한데 이 근동에서는 보리매상이 제일 많이 나오는 곳이었고, 콩은 30여 가마씩 생산이 된 골짜기란다.
더기산에 가면
더기산에 가면
산에 오르는
모든 사람들의
욕심을 삭히려
부처손이
맨 바위에서
저 홀로
곰삭고 있다.
더기산에서는 대둔산, 진악산, 운장산, 백암산이 보인다.
이곳 암릉에서 커피와 귤등을 마시고 사진도 촬영하면서 주변을 감상하고 마지막 둥그스름한 봉우리에는 부처손이 바닥에 깔려있는데 이 부처손을 차로 달여마시면 향기가 좋고 항암작용도 한단다. 항암에 좋다고 하니 뜯어 가시는 분들도 있다. 부뜰레님이 달여 마셔 본 바에 의하면 향기가 좋았단다. 더기산 최고봉에서는 나무가 많아 주변의 경관을 볼 수가 없어 그대로 통과하였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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