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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고향 금산, 산이 부르는 노래 15)

- 엄니 풀이다 -

안용산

밭 한모퉁이에 있다.
다른 데보다 유난히
많은 풀 그곳이다.

병원에 있었던 날이다.
제때 잡지 못해 자랐던 풀
몇 해가 지난 지금도
수술 흔적처럼 남아
온전하지 못한 밭이 되었다.

그때 잡지 못한 것은
풀이 아니고 이제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는 몸이라고
펴지 못하는 허리처럼
또 보고 보아야 한다.

두고두고 볼 수밖에 없는
그곳이다.

뽑아도 뽑아도 거듭
살아 있을
엄니 풀이던가.

여름이면 밭에 하루가 무서울 정도로 큰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해인가 한번은 엄니가 몸을 다쳐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풀을 제대로 뽑지 못하게 되었지요. 그해는 그런대로 지나갔지만 문제는 다음 해에 생겼습니다.

밭에 풀을 보니 두 군데로 나뉘어져 있더라구요. 작년에 풀을 제대로 맨 자리와 매지 못한 곳이 다르게 풀이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저 풀들도 저 스스로 어쩔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엄니 또한 수술한 자리처럼 어쩔 수 없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것은 자연의 순환에서 누구도 아니 어떤 사물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자연은 사람이나 풀 그리고 작은 동물들마저 그 어떤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차별이 없어 서로 그 차이를 인정하면서 서로 도와 살아가는 것이 본래 생명세계인데 지금은 사람이 모든 것을 관리하려고 하니 탈이 나고 있습니다. 탈이 나고 서로를 믿지 못하고 무너져 서로 철이 없어졌습니다. 가을도 철이 없어 여름 날씨로 극성입니다.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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