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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연재 안용산의 산이 부르는 노래
(생명의 고향 금산, 산이 부르는 노래 21)

- 나무로부터 -

안용산

사람들 하나둘 떠나도
집들은 남아
마을이다.

새 주소로 바뀐
대문이다.

사람이 살지 않아도
마을을 알리는
숫자다.

빈집
지키고 있던
오래된 배나무였다.

그랴
바람이 분다.

바람 따라
벌써
이사를 온 사람들
두 집이나 된다.

지금 사람들은 우울한 예감으로 마을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마치 소멸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것처럼 예견을 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러한 예측을 지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 십 년 전에도 10년이면 마을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였다는 것입니다.

아마 그러한 예측이 사실이었다면 지금 마을들은 벌써 사라졌어야 했는데 아직도 10년이면 사라질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을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면 마을은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 같은 사람들이 서로를 살리는 가장 작은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마을 공동체는 작으면서도 크고 크면서도 작은 역동적이고 유기체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소멸하기보다는 오히려 더욱 다양한 마을로 거듭 태어날 것으로 봅니다. 떠날 사람은 모두 떠난 듯 마을은 조용합니다.

그 조용한 움직임은 쓸쓸하지 않고 어떤 새로운 일이 일어날 듯 배나무가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바람은 언제일지 모르지만 그때가 되면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을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렇게 만나 부딪치는 것이 생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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