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군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면서…



	▲ 김동완 충남도 기획관리실장

지난 9월20일 저는 공직생활 24년만에 참으로 보람있는 상을 금산군민으로부터 받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과분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개인적으로는 잊었던 추억을 되살리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날 감사패를 받고 군민 여러분께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제 공직생활과 떨어질 수 없는 금산군과의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언제 어디를 가든 누군가가 저를 소개할 때면 언제든지 금산군수를 역임한 경력이 소개되고 심지어는 미국에 유학을 가서도 ‘금산 사람이 미국에서 가꾼 인삼’을 얻어 먹었으니, 어찌 그 인연을 잊겠습니까? 이러한 저의 심정을 ‘제 2의 고향’이라고 표현했었습니다.

제 2의 고향이란 무엇일까요? 생물학적으로 탄생한 고향이 ‘제1의 고향’이라고 일컫는 말에 대한 대응어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 2의 고향’이란 제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늘 따라 다닐 수 밖에 없는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금산이 높게 평가되면 되는대로 낮게 평가되면 낮게 평가 되는대로 저의 평가중 일부분이 될 것이란 운명을 받아 들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금산군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홍삼전매제도의 폐지과정에서 있었던 고뇌와 앞으로의 희망을 함께 나누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94년도 제가 금산군수로 부임하였을 때, 금산군민들은 문민정부의 행정쇄신위원회에 대해 ‘홍삼전매제도 폐지’를 매우 간절하게 바라고 있었습니다. 일제시대 전매제도가 실시된 이후 80년 동안 겪어야 했던 실패와 좌절 속에 쌓여진 숙원을 전하면서도 폐지여부에 대하여는 ‘계란으로 바윗돌 깨기’라는 의구심을 항상 갖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인삼제도 개선에 개입한 군수들 대부분이 뒷끝이 좋지 않았다”는 충고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결정적일 때 금산의 삼업종사자들이 의견을 바꾼다’는 것입니다. 당시 ‘홍삼전매제도 폐지의 건’도 행정쇄신위원회에서 금산에 대한 의견 조사결과(?) ‘존치’하기로 결론을 내고 회의 일자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점에 대하여 저는 군청의 실과장회의와 금산인삼발전협의회에서 “저는 중앙정부와 논리 싸움을 하여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서해안 고속도로 노선이 그랬고 백제문화권 특정지역 지정이 그랬습니다. 저는 홍삼전매제도를 폐지할 자신이 있습니다.

그러나 중간에 금산군민의 의견이 달라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의 고향은 금산이므로 군민에 대한 홍보를 여러분이 맡아준다면 저는 홍삼전매제도 폐지에 적극 나서겠습니다”라고 서로 약속하였습니다.

그런 약속을 한 후, 이미 행정쇄신위원회에서 내부적으로 ‘존치’하기로 결론이 난 상태에서 뒤집기를 해야하기 때문에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특히 행정쇄신위원회 실무위원장이신 국무조정실장을 만나려고 하니, ‘국무조정실장이 1개 군수를 30분을 만나 줄 것인가?

아니면 1시간을 만나 줄 것인가? 그것도 심대평 전임실장님의 주선으로 만나는 것인데, 겨우 10분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참으로 참담했습니다. 그러나 1994. 8. 17일 새벽 4시에 금산에서 출발하여 고민에 빠졌던 저의 생각은 광화문 청사의 입구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아마 그것은 8만 군민의 간절한 소망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저는 국무조정실장을 만나면서 “농민이 농사를 지어 돈을 벌 수 있다면 농산물을 생으로도 팔 수 있고 삶아서도 팔 수 있고 쪄서도 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인삼은 쪄서 팔면 3년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습니다”라고 아주 촌스런 표현으로 국무조정실장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국무조정실장님께서는 당장 담당과장에게 “배포된 회의서류를 이제 회수할 수는 없을 테이니, 오늘 회의는 금산군수의 보고만 받고 결론을 내지 말라”고 지시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날 오후에 개최되었던 행정쇄신위원회 실무위원회에 참석하여 발언을 하면서도, “저는 또 하나의 지역이기주의를 주장하기 위하여 이곳에 오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가 아직은 군수의 말을 믿어주기 때문에 저의 입으로 금산군민들의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 위원님들께 직접 전해드리려고 이곳에 왔습니다. 저는 행정쇄신위원회에서 금산지역 의견조사결과 ‘홍삼전매제도를 존치해야 한다’고 결론이 낸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여론조사이었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고 말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뒤, 행정쇄신위원회에는 소위원회가 구성되었고 이어져 있었던 본 위원회의 통과나 법개정안 작성, 국회심의 등에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향후 어떠한 여론조사에서도 금산군민들이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변함없이 제시하였기 때문에 ‘계란으로 바윗돌’을 깰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뭉치면 살 수 있습니다.

나 하나만의 이익을 위하여 노력하면 죽을 수 있지만, 금산군민 모두가 함께 살아남는 방법은 아무리 어려운 경제 여건 하에서도 가능합니다.

금산인들이 금산인삼의 전통과 명예를 지키기 위하여 일심단결 하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충남도 기획관리실장으로 부임한 후 고교동창생인 대전지검 형사부장으로부터 “금산에 중국삼이 극성을 부리고 있어 큰 일이다. 김 실장이 금산군수를 했으니 어떻게 근절할 수 있나?”고 물었을 때, 자존심도 상했지만 금산이 균열하고 있구나 하는 걱정도 앞섰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2의 고향의 명예를 위하여 “아마 중국삼을 거래하는 사람은 금산사람이 아닌 타지역 사람들일 것이다”고 두둔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그렇게 믿을 것입니다. 품질이 떨어지고 원산지 표기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은 금산사람이 아니라고 주장할 것입니다. 저의 제2의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금산사람들은 중앙정부 보다 금산 내에서 화합하고 단결하기 위하여 더 많은 대화를 해야 합니다. 금산인삼의 전통과 명예를 지키기 위하여 말입니다. 2006년에는 세계인삼엑스포가 계획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분명한 메시지를 이때 세계인에게 전해야 합니다. “You must trust Geumsan!"

저는 충남도 기획관리실장으로써 이를 지원하면서 금산인의 가슴속에 커 나갈 자존심과 미래의 비젼을 행복하게 지켜 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특히 10년이 지나도록 저를 사랑해 주시어 정말 감사합니다.

금산신문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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