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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에서의 가을 하루/ASA 공장장 최한용

가을은 화창한 햇살 하나만으로도 좋다.?
뜨겁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주위 온도.
습한 여름날 무더위처럼 끈적이지도 않고 햇살아래 나가도 얼굴 탈 걱정 덜해서 좋다. 푸른 창공 불어주는 바람 한점에서 마냥 청량감을 느낀다.

여행, 운동, 독서, 낚시…….
가을엔 무엇을 해도 싫증나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가을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시원한 청량감, 맑은 햇살, 풍요로운 황금들녘, 붉게 익어가는 과일, 거기다가 “신이 빚은 최고의 색조”라는 단풍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벌써 가을이 중반을 넘는다.

산은 불을 지펴 놓은 듯 붉게 타오른다.
말 그대로 만산홍엽이다. 9월말 설악산 대청봉에서 시작된 단풍은 백두대간을 따라 이곳 중부지역까지 남하했다. 신문보도에 의하면 하루 25Km정도 남하한단다. 단풍도 바람따라 흐르는 물줄기 같은 모양이다.

특히 금년엔 때맞추어 충분히 내린 비와 가을 일조량이 충분했고 일교차도 커 단풍의 고운 색깔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좋은 가을날의 일요일 아침, 단풍 찾아 나는 대전에서 그리 멀지 않은 덕유산을 찾아 나섰다. 대전 진주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무주 I. C가 새로 생겨 무주로 향하는 길은 탄탄대로다.
가을철 단풍시즌이지만 차량은 붐비지 않는다.

무주 인터체인지를 나온 차량은 조금 꾸불꾸불한 국도지만 산세 따라 마을 따라 잘 포장된 국도를 따라 터널도 지나고 언덕도 오르며 무주 리조트에 다다른다. 덕유산 정상 오르는 길은 여러 방법이 있다.

무주구천동 구천폭을 지나 백련사를 거쳐 오르는 등산길이 있지만 그저 단풍구경겸 놀이차 가족과 함께 하였기에 무주 리조트에서 곤도라타고 설천봉까지 오른 다음 산책하듯이 덕유산 정상 향적봉에 오르기로 했다.

올라가는 도중 곤도라에서 내려다본 리조트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설천 호수와 티롤 호텔은 마치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품고 있다. 알프스 산장 같은 느낌의 티롤 호텔과 그 곁에 있는 리조트내의 상가, 그리고 꽃 이름 적힌 콘도의 모습은 스위스의 산골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을이라 코스모스꽃 바람에 산들거리고 이름모를 야생화가 가지런히 피어있다. 산은 적막 자체이다. 한겨울 스키시즌엔 엄청난 스키 매니어들이 모여 들겠지만 햇살 맑은 이 가을날에 그저 여기 저기 가족위주의 방문객들뿐이다.

발아래 펼쳐진 산하의 모습.
붉게, 노랗게, 갈색으로 채색된 나무들의 모습.
아! 아마도 이런 것을 보고 대한민국 산하의 아름다움을 극찬 했으리라.

곤도라에서 내렸다. 설천봉 휴게소다.
언젠가 아주 늦가을, 바람결타고 응고되어 아름다운 상고대를 만들고 있었는데 아직은 이른가 보다.

은빛 억새 하얀 꽃술에 바람만이 서걱이고 있다.
산장풍의 휴게소. 역시 산 위는 시원하다 못해 춥다.

저 아래 바라다 보이는 구비 구비 산세 굴곡진 모습 스키 슬로프위엔 눈 대신 푸른 풀들이 자랐고 겨울 시즌 준비를 위한 개·보수 공사가 한창이다.

향로봉으로 오르는 등산길.
지리산 천왕봉에서나 본 듯한 고사목(枯死木)이 눈에 들어온다. 살아서 천년을 버티고 죽어서 또다시 천년을 버틴다는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처음 높은 산을 찾는 이들에게 경이로움을 준다.

바쁜 여정이지만 산장에서 커피한잔 한다.
손에 느끼는 커피 잔의 따사로움이 새롭게 느껴진다.
그리고 역시 그 진한 원두커피의 향은 자신을 매료시킨다. 조금 추운 듯한 마음에 따뜻한 커피 한 모금이 온풍기 역할을 한다.

가을날 산정상 식물들은 바쁘다.
닥쳐올 추위전에 열매를 떨구어야 하기 때문이다. 늦게 핀 야생화 몇 송이가 바람에 떨고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 왔는지 작은 벌들이 꿀 찾아 날갯짓하며 꽃들을 옮겨 다닌다. 그래도 등산길엔 사람들이 붐빈다.

울긋불긋 단풍따라 옷 색깔도 화려하다.
두툼한 등산화, 긴 양말, 주머니 많은 조끼, 그리고 무거워 보이지 않는 배낭.
배낭 주머니에 얼굴 내민 생수 PET병. 앞사람이 걷고 뒷사람이 그를 따르고 이어지는 등산 행로는 한줄 선을 만든다.

덕유산은 태백산맥에서 갈라진 소백산맥이 서남쪽으로 뻗으면서 소백산, 속리산을 솟게한후 다시 지리산으로 가는 도중 그 중심에 빚어 놓은 또 하나의 명산이다. 덕이 많은 너그러운 산이라고해서 덕유산이라 이름 붙였단다.

다시 곤도라 타고 리조트로 내려왔다.
가족호텔, 사계절 휴양지, 공기 맑고 바람 깨끗하고 늘 자연이 싱그러운 곳, 특히 자연 상태의 적송이 아름답다. 그리고 위쪽엔 무주 컨트리클럽 즉 골프장도 있다.

자연을 최대한 활용하여 천연적인 코스로 구성되었다는 골프장, 홀 사이사이 계곡이 넘쳐 흐르고 양잔디를 심어 추운 겨울에도 그 푸르름을 눈 속에서도 간직한다고 한다.

온 김에 양해를 득하고 티샷 위치까지 걸어 오른다. 주변의 나무는 단풍이 들고 일부 잎사귀 떨구고 있건만 페워웨이 잔디는 푸르름 그대로다. 중간 중간에 갈대밭이 그대로 있어 골퍼를 위협하고 맑은 호수엔 반짝이는 태양빛이 넘실거린다.

휴일을 만끽하는 골퍼들이 보인다.
하얀 공을 하늘 높이 날리며 푸른 잔디를 마음껏 호흡하며 걷고 있다. 태양도 눈부시다 여유로움이 머문다.

신선이 따로 없다.
유토피아가 별것인가 이런 것을 보고 유토피아, 아니 별천지라 하지 않을까?

계곡 물소리도 요란하다.
저 높은 산에서 흘러내리는 자연수다. 일부 골프장처럼 양수기를 이용해 퍼 올리고 내리는 그런 소리가 아니다.

푸른 잎새 넓고 꽃이 빨간 “한련화”이곳에서 처음 본 꽃이지만 아름답다. 벌개미취는 이미 꽃을 접었다.
산속을, 아니 콘도 사이를 걸어 내려온다.
아무렇게나 피어나고, 자라난 산자락의 나무들. 그리고 이름 모를 야생화들, 아름답다. 신선하다.

산속엔 저녁이 일찍 찾아온다. 벌써 그늘이 진다. 몇시간 후면 이 깜깜한 산속에 별빛이 쏟아 지리라. 그 별빛 보지 못하고 가야 하는 시간이다. 가는 길에 이곳 명물 돼지고기 참숯불 구이로 허기진 배를 채울까 한다. 이렇게 덕유산에서의 가을 하루는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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