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는 쉬지 않고
겹겹으로 밀려와
바닷가 모래방에 하얗게 부서지고
아침 햇살을 받으며
저 멀리 고깃배들은
쪽빛 바다 위에 시를 쓴다
끊임없는 저 파도는
조개껍질과 모래알을 갈고 부수어
해변에 놀이방을 다듬는데
제방에 푸르른 유송(油松)과
곱게 핀 나팔꽃 물결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부른다
어서 오거라
꿈에서도 부르는 하나 되는 길
우리는 흥남의 이 바닷가에서
남과 북이 함께하는
통일의 꽃노래가
부르고 싶구나
·나팔꽃
제방과 모래밭에 뿌리를 뻗어가는 처음 보는 나팔꽃
·유송
잣나무의 일종인데 이 해변에만 있는 나무라고
함
<이 시는 북측 고별 만찬장에서 낭송되었으며,
그곳 요청으로 이 시를 남기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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