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때문에 허리가 휜다.
아니 모두들 힘들다. 오르지 않는 것은 내 월급과 자식들 성적뿐이라는 우스개소리가 아직 귓전에 머문다.
차에 기름 넣기도 겁난다.
가득 채워본지가 언젠지 기억도 없다. 늘상 카드로 결제하다보니 한번에 6만원씩 주유했었는데 재고표시 눈금이 자꾸만 아래로 내려간다.
단골주유소의 무료세차 금액이 6만원이기 때문에 늘 1회 주유가 고정되어 버렸다.
그나마 세차비용도 아껴야 하니까…
세계 경제가 고유가 파동으로 흔들린다.
벌써 공공부문은 홀?짝제 운행에 들어갔다.
기름값은 언제쯤 거꾸로 내려갈 지 아무도 모른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
비싸다고 한탄만 해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이젠 어쩔 수 없는 외부 요인이기에 아껴야 하는 수 밖에 방법이 없다.
우리의 생활습관. 삶의 문화에서 에너지를 줄여야 한다.
덜 써야 한다. 아껴야 한다.
우리나라 주거의 주 생활양식이 되어버린 아파트.
이젠 그 규모를 줄여야 한다. 그동안은 삶의 공간이라기보다 이재(理財)의 수단으로 활용되어 온 게 사실이다.
넓은 평형대가 더 값이 나가고 부동산 투자개념이 강했다. 그 결과 핵가족 중심의 사회로 바뀌면서도 주거공간은 자꾸만 넓어졌다.
그러다보니 난방비는 증가하고 전력이 낭비되는 모순을 낳았다.
관리비만 비싸고 청소하기 힘든 일을 스스로 만들었다.
모두들 넓은 집을 선호했고 넓게 살기보다 이재의 수단으로 더욱 매력을 느꼈고 그것을 원했다.
그러다보니 유지비가 만만찮다.
요즈음이야 개별난방이 주로 채용되었지만 ’90년대 초반만 해도 중앙 집중 관리방식이 주를 이루었다. 사용량에 따른 난방비 부담보다는 면적에 따른 난방비 부과로 한겨울에도 방안에선 반바지, 속옷차림으로 아이들이 뛰어 놀았다.
아끼기보다 스위치를 활짝 열고 뜨겁게 지냈던 게 사실이다. 아까운 줄 모르고 지냈다.
그 당시는 연료비가 소득에 비해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대형 산업체도 에너지의 원단위 관리보다는 노사문제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는 정책이었다.
늘 일본인들과 비교되는 집 크기의 표현이 있다.
우리나라 전경련 회장쯤 되는 재벌이 20평형대에 살고 있다고…
이제 우리나라에서 20평형대 APT는 그리 많지 않다.
모두가 큰 것을 원하고 짓기도 편하다 보니 점점 대형화 추세로 간다. 서울도 지방도 시골도 마찬가지다.
넓게, 높게 화려하게 짓고 있다.
평당 분양가격이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제 고 에너지 시대에 접어들었다.
실속있는 규모의 주거형태가 필요할 것 같다.
넓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난방비 많이 들고 관리하기 힘들고 게다가 그 넓은 집에 구색을 갖추려다 보니 가구도 많이 사야 하지 않을까?
어느 외국인은 한국인의 가정을 살펴보고 사람이 살기보다 가구가 산다고 혹평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주로 붙박이 형태의 집이 대부분이다.
안방에는 큼직한 장롱이 있어야 하고 거실엔 쇼파가 있어야 한다. 큰 대형TV는 기본이고 주방엔 식탁이 반듯이 있어야 하고 한국 특유의 김치냉장고도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냉장고 넣는 공간을 맞추다 보니 냉장고 또한 대형이다. 양쪽으로 여는 냉장고를 선호한다.
그 넓은 냉장고를 채우려니 구매품도 많아야 한다.
동네 수퍼 냉장고를 쓰면 될 것을 스스로 넣어두고 냉장고 전력을 소모시킨다.
할인매장에서 싸다고 1주일분을 한 번에 구매한다.
냉장고가 비워질 날이 없다.
요즈음은 게다가 화장품 전용냉장고도 쓰는 집이 있다고 한다.
보이지 않게 소모되는 에너지의 낭비를 가정에서는 잘 느끼지 못한다.
조금씩 관심있게 보면 우리 생활주변에서 많은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조금씩 조금씩 절감하면 국가전체로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절감된다.
아이들 방의 컴퓨터도 늘상 켜져 있다.
작은 관심과 정성만이 고유가를 버티어 나갈 수 있는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다시 한 번 우리 생활주변을 돌아보자.
에어컨 온도를 조금 올리고 선풍기 바람을 이용하면 큰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필요없는 전원 플러그도 뽑아버리자.
다리미질도 모아서 하자.
4층 이하는 걸어서 다니자. 에너지도 절감되고 스스로의 몸도 좋아진다.
헬스클럽에서 열심히 뛰는 사람도 늘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그까짓거’하는 몸에 밴 생활습관 때문이다.
이젠 조금 짠돌이가 되어보자.
냉장고도 과감히 비워보자.
급히 필요하면 수퍼로 달려갔다 오면 된다.
쌓아두면서 전기료 낭비는 물론 식품도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냉동이라고 너무 과신하면 안된다.
늘 신선한 음식이 최고다.
우리나라 주거환경은 너무 넓고 크다.
아파트 평수도 크고 냉장고도 크고, 차도 크다.
TV도 크고 에어컨 용량도 크다.
이젠 서서히 실속있게 줄여나가는 것이 현명한 시점인 듯 싶다.
그동안 누려온 편안함의 습관에서 조금 떨어져 보자.
생활습관에서 건강을 찾아보는 것은 한 방법이다.
되도록 걷고, 되도록 적게 먹고, 늘 움직이면서 삶의 질을 높여보자.
고칼로리의 인스턴트식품보다 푸른 야채위주의 채식을 주 메뉴로 바꾸어 보자.
고유가에 대처할 수 있는 일.
아끼고 절약하고 적게 쓰는 방법외엔 없다.
거창한 구호보다 작은 일에 매진하는 실천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가 줄인 에너지. 지구 온난화에도 기여하고 삶의 질도 높여준다.
그동안 누려온 사치에서 조금은 불편해 보자.
금산신문 webmaster@igsnews.co.kr
<저작권자 © 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금산군, 올해 빈집 활용 리모델링 최대 7000만 원 지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