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간다.
가을과 함께 나뭇잎은 나무와의 인연을 다하고, 다시 자연의 품으로 하나 둘 돌아간다. 내년 봄, 나무와의 연초록 인연을 다시 약속하며 미련 없이 떠나가고 있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만나며 아주 소중한 인연으로 남는 경우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악연으로 남겨지기도 한다. 사람과의 관계를 설정하는 인연의 고리는 많은 것을 파생시킨다.
좋고 나쁨의 경계를 떠나 마치 지하에 흐르는 굵은 물줄기와 같이 세상의 변화를 소리 없이 조율한다.
원만한 사회성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인적시스템에 대한 철저한 관리의지가 필요하다. 인연의 소중함을 잘 간직하고 이를 또 하나의 새로운 가치로 발전시켜 나가는 일은 현대사회의 구조 속에서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청산회관 신축을 위해 32억원이 넘는 돈을 쾌척한 청산 곽유지 회장과 박동철 군수의 인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부행위의 전후에는 대개 누군가의 뜨거운 열정을 필요로 한다.기부자의 특별한 애향심이 있거나 그러한 마음이 일도록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고 그 관계를 관리해온 사람이 숨어있게 마련이다.
곽회장의 결정 배경에는 2년간에 걸친 박동철 군수의 절치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군수는 민선4기 군수 취임전의 부군수 시절
다락원내에 존치되고 있는 청산회관 건물에 대한 아쉬움을 가끔 토로하곤 했다.
21세기형 건축개념으로 조성된 다락원 디자인 그룹에서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낡은 청산회관을 두고 재건축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군 재정이라도 풍족하다면 얼마든지 군민을 위한 풍족한 문화공간으로 추진하겠지만, 그것 말고도 수많은 현안 사업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건물을 헐고 새로운 집을 짓기에는 무리가 뒤따랐다.
청산회관과 청산별관을 건축해 금산군에 희사한 곽유지 회장의 유지를 뒤로하고 군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처리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 박군수는 민선4기에 들어서면서 이른바 삼고초려의 마음으로 청산회관 신건축 유치를 위한 발걸음을 옮겼다.
군의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곽회장을 초대했고, 항상 금산의 발전하는 모습과 조금은 부족한 모습 등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군의 현황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했다.
이렇게 수년간의 관계관리는 곽회장의 32여 억원 쾌척이라는 귀한 결실로 맺어졌다.
청산회관의 신축은 곧 다락원 하드웨어의 완성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현재 공사가 한창 중인 구 인삼관광농원 리노베이션 사업과
함께 내년도 말에 청산회관이 새롭게 들어서면 다락원은 명실 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평생학습 요람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군수의 예처럼 사실 공보나 홍보, 이러한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은 일방적 메시지의 전달이 아닌 홍보 대상층의 관계관리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관리는 기관의 수장뿐만 아니라, 조금 더 구조적이고 편안한 커뮤니케이션전략으로 조직내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이것은 향후, 공공기관의 공보 또는 커뮤니케이션부서에서 지향해야할 긍정적 방향이라 생각한다. 박군수 개인의 열정에 그치지 않고 그 열정의 온도가 조직의 성숙한 커뮤니케이션문화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발행인 김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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