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良貨)가 악화(惡貨)를 구축해야 산다(II)

금산에는 양화가 많다(2)

최근 몇 년 동안 금산고등학교와 금산여고에서 해마다 한두명의 서울대생을 배출해 왔다는 것이 지역 교육계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올해에도 금산고등학교 신진욱군이 서울대 사범대학에 수시합격을 했고, 오늘 시행되는 수능시험에서 일정 점수만 획득하면 합격이 확정되는 기분 좋은 소식이 있다고 한다.

‘중국이 공산화된 것도 불가사의한 일이고, 한국이 공산화되지 않은 것도 불가사의한 일’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중국인들은 태생적으로 자본주의적 사고를 갖고 있고, 한국은 ‘평등’을 중시하는 사회주의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지만 삼성그룹의 이건희회장이 ‘천재 한 사람이 수백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과 같이 스타 한 사람이 나타나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는 경우를 우리는 자주 보곤 한다.

박태환군의 성공이 어린 학생들을 수영장으로 이끌고 김연아양이 스케이트 값을 올리는 것을 우리가 보지 않는가?

베이징 올림픽 덕에 배드민턴 라켓 매출이 두세 배 껑충 뛰어 오르는 것과 같이 몇 사람의 스타 학생이 나온다면 금산 지역 전체의 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리는 이미 보고 있다.

금산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 수와 중학교 입학생의 숫자가 거의 비슷하고, 금산의 중학교 졸업생과 금산의 고등학교 입학생의 숫자가 거의 비슷하다는 것은 금산에서 교육받은 아이들이 외지로 빠져 나가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아이들을 객지로 내보냈더니 결과도 그리 좋지 못하면서 고생만 엄청 했다는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도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되었을 것이다.

외지로 아이들을 보냈다가 다시 금산의 학교로 전학시키는 U-턴 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을 보아도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스타 제조에 특별히 심혈을 기울인 금산고등학교의 이철주 교장이 금산군교육장으로 취임하게 된 것도 금산을 위해서는 좋은 조짐이다.

그리고 보니 금산은 그동안 훌륭한 역대 교육장들을 계속 모셔 왔고, 이런 행운이 쌓이다 보니 ‘금산은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진 중요한 이유인 것 같다.

그리고 금산에서도 공부가 아닌 예능으로, 기술로도 좋은 대학을 갈 수 있고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는 증거를 유정희양과 임동식군이 보여주었다.

게다가 -인문계인 금산고와 금산여고가 아닌- 실업계인 금산산업고에서 이 길을 뚫어 주었다는 것도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전원농약사 김현옥 사장의 둘째 아들로 작년에 금산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중원군이 서울예술전문학교 문예창작과에 합격이 확정되었고 한예종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TV의 ‘아씨’와 영화의 ‘마부’로 대표되는 금산 출신의 불멸의 극작가 임희재선생의 맥을 잇는 인물이 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정현수 금산군의회 의장의 막내아들 정우근군은 브라질로 축구유학을 떠나 18세의 어린 나이에 현지의 준프로팀에 입단이 확정되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었다.
몇 년 후에는 금산출신으로 유럽의 프로무대를 누비는 스타가 탄생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양화는 어디에나 있다

비단 교육계뿐만 아니라 -물론 인삼 약초 분야에서야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만- 어디에나 금산에는 양화가 넘쳐 난다.

지난 11월 9일에 거행된 소방의 날 기념식에 김화연 의용소방대장이 대통령 표창을 받은 것을 비롯해서 국무총리상과 각종 상을 받았다.

나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대통령상이나 국무총리상은 함부로 주는 상이 아닐텐데, 이제 발족한지 1년도 안 된 금산소방서가 두 상을 금산과 같이 작은 고장에서 한꺼번에 받을 수 있다는 것이야 말로 금산이 갖고 있는 저력과 활동상이 인정받기 시작한 증거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금산의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무지개축제’는 논산에서 120명가량의 결혼이주여성들과 그 가족들이 참가한 것을 비롯해서 대성황을 이루었다.
무지개축제 개막식에서 나는 이런 인사말씀을 했다.

“우리가 단일민족이라고 하지만 단일민족을 자랑한다면 세계화의 높은 파고를 넘을 수 없습니다.
금산의 세계화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베트남과 중국과 일본과 필리핀과 캄보디아와 우즈베키스탄 등지에서 시집온 분들과 소통해야 합니다.

그리고 금산은 이 분야에 있어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결코 부끄럽지 않은 업적을 쌓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큰소리를 칠 수 있는 배경에는 몇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첫째, 금산문화원이 일찍부터 이들이 한국문화를 배우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교육을 시작했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이지만 가장 중요한 세가지의 이유가 또 있습니다.

둘째, 박동철군수가 과거 군수관사를 포기하면서 이주여성들을 위한 보금자리로 제공해주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어 금산은 비단 이주여성들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을 모두 한 자리에 안을 수 있게 되어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셋째, 김민우 교장과 김경희 센터장, 그리고 이월미씨로 대표되는 헌신적인 봉사자들을 금산이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훌륭한 분들의 노력은 돈으로 만들 수 없는 귀중한 금산의 자산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헌신적이고 능력있는 공무원들을 금산이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
금산문화원의 1년간 활동을 마무리하는 ‘금산문화예술축제’는 금산문화원 산하의 19개 단체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그 활동을 한 자리에 펼치는 행사이다.

금산문화원의 단체들을 공연팀과 예술팀, 그리고 저술팀으로 나눌 수 있는데 공연팀은 공연을 하고, 예술팀은 전시회를 열고, 그리고 저술팀은 책을 발간했다.
태동주부난타와 풍각쟁이, 춤사랑. 메아리합창단 등은 공연을 했고, 새로이 대금연주단과 해금연주팀이 첫선을 보였다.

대금과 해금은 우리나라 전통악기 중에서도 가장 배우기가 힘들다고 누구나 알고 있는 악기이다.
적어도 몇 년 혹은 몇십년간 기량을 닦아야 하는 악기인 것이다.

그런데 금산의 보통사람들이 겁도 없이 이 어려운 악기에 도전해서 -아직은 물론 아마추어의 수준일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무대에 오르고 기량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은 금산의 문화가 이제 자생(自生)의 경지에 도달한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겁이 없던 대금의 김재식 인삼당한의원 이사장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인삼골합창단은 연주회를 열었고, 청소년토리패는 모듬북공연으로 관객들의 등을 서늘하게 할 정도의 기량을 뽐냈다.

서예의 금묵회와 미술의 금동인은 각각 2-30년간의 활발한 활동이 말해주듯이 금산 출신의 예술가가 총 집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권위있는 단체로서, 전시회를 개최했다.

생활문화를 배우는 순수 아마추어 동아리팀은 도자기로, 소묘로, 서예로 그리고 미술심리치료로 작년보다 훨씬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여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다음 주에는 금곡서예와 창현회의 전시화가 열릴 것이다.

집필하는 단체인 좌도시 동인회와 산꽃시동인회, 그리고 금산역사문화연구소는 각각 두 권의 시집과 한 권의 설화집, 그리고 한 권의 문화연구서를 냈다.
이 모든 일들이 단 하루에 벌어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금산신문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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