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청풍호에 숨겨진 또 다른 여행지.

역시 자연이 좋다.
그 자연은 가을이면 더욱 아름답게 화장을 한다.

단풍이 아름다운 금수산, 맑은 물의 넓은 호수.
싫증나지 않게 구불어진 도로, 따사로운 햇볕.

그 모든것을 갖춘 제천 청풍호반을 찾아 길을 나섰다.
또 다른 모습으로 청풍호 곁에 숨겨진 여행지.

“능강 솟대 문화공간”을 찾아서 여유롭게 차를 움직인다.
가을 여행은 짧은 산책길이어도 즐겁다.

우선 더위가 없어 좋고, 날아드는 모기 없어 불편함이 없다.
떨어지는 낙엽에서 삶의 순수를 느껴 보기도 하고 단풍 색갈의 오묘함에 채색의 즐거움도 또 다른 여행의 tip이다.

이름모를 풀 벌레소리, 밤이면 유독스럽게 짙게 빛나는 별자리, 까만 하늘, 장작불 피어오르는 불빛의 따스함에 그저 빠져 들고픈 그런 순수함도 가을이면 살아난다.

장작불에 잘 구어진 고구마는 왜 그리도 맛있게 느껴지던지------.
청풍호반은 자주 찾아던 여행지.

봄철이면 벚꽃 가로수길이 멋지고,여름이면 푸른물에 드리워진 짙은 녹음의 그늘이 싱그럽다.
청풍 문화재 단지에서 내려다 본 호수는 마음마져 넓게 만들고 옛 조상들의 지혜와 그 흔적은 단지를 돌아 다니다 보면 거져 얻어지는 수확물이다.

오늘은 숨겨진 비경을 찾아 간다.
늘 오가며 마주하던 곳이 아니다.

좀 색다른 콘도미니엄 능강” 이 에스 “클럽에 들린다.
철저한 회원제 운영으로 일반인은 출입도 통제된단다.

자연을 그대로 살리면서 산속에 그림처럼 예쁘게 배치하고 지었다. 앞에는 푸른 호수, 뒤에는 울긋불긋 아름다운 산, 언덕 넘어엔 숲속 계곡을 따라오르는 산책길,

가로등도 길바닥만 안내 할 정도로 낮게 배치되어 더욱 운치있는 밤 모습을 연출한다.

소나무 가지가 지붕을 뚫고 자란다.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그대로 두고 집을 지었다.
개개인의 사생활을 최대한 배려해, 오밀조밀 멋지고 예쁘게 지었다.

높은 빌딩처럼 지은 그런 콘도와는 비교가 안된다.
고급스런 별장 이미지다.
노래방도 있고 찜질방도 있고...
숨겨진 모습이지만 즐길거리는 다 마련된 휴식처다.
참 다운 휴식, 느긋한 휴식의 장소.

오픈되지 않은 숨겨진 곳.
맑은 공기, 푸른물, 자연이 숨쉬는 곳 그곳이 이 에스 클럽이다.
명산에는 명 사찰이 있어야 하나 보다 정방사(淨芳寺)에 오른다.

금수산(1016m) 산자락인 신선봉(845m)에서 청풍방면 도화리로 가지를 뻗어내린 능선상에 위치한 절, 속리산 법주사의 말사로 유명해진 기도처란다.

도로옆에 차를 세우고 계곡 오솔길로 오른다.
말이 오솔길이지 차량한대는 여유롭게 오를 수 있겠다.
참 길이 호젓하다

계곡따라 마음껏 자란 나무, 숲과 나무.바위와 이끼. 깊지 않은 계곡.
물소리 새소리가 청아하게 적막한 산속을 울린다.
낙엽이 진다, 길위에도 내 머리위에도 살랑살랑 떨어지며 내려 앉는다.

빨강, 노랑, 푸른 잎, 갈색잎이 어울어져 형형색색 가을 모습을 연출한다.
오르는 길이지만 힘들지 않다.
바람과 산속 특유의 향기가 나를 감싸기 때문이다.

이런길은 쓸지 말아야 한다. 낙엽과 쓰레기는 다르다.
쓰레기는 버려지는 물건이지만 낙엽은 떨어지는 자연 잎새일 뿐이다.

낙엽은 쓰레기와 함께 담지 말아야 한다.
엄연한 구분이 있어야 한다.
그들은 제 몸을 썩혀 또 다른 양분을 만들어 자라는 초목에게 공여하는 희생을 감수한다.

낙엽길, 오솔길, 한적한 길. 새들을 만나는 길.
그 길을 오르니 저만큼 정방사 옆 모습이 보인다.
오르는 길, 가파르다.돌계단 사이를 걸어 올라야 한다.

옆에는 화물을 끌어 올리는 철구조물이 설치 되어있다.
이 아름다운 산자락에 철구조물이 조금 눈에 거슬리긴 하지만-----.

아--- 아름다운 절.
감탄사가 먼저 내 입을 열게 만들고 만다.
법당 지붕의 3분의 1을 뒤덮은 암벽 그 웅장함과 기묘한 모습은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한번 느끼게 한다.

그리고 법당앞에서 바라다 보이는 청풍호반은 세인의 삼라만상을 모든 잊게 할 정도로 아름다운 전망이다.

넘어질듯 위태로운 법당 뒷편 바위 암벽 그 사이,사이 물이 끊긴적이 없다는 샘물.
우선 한바가지 떠서 목을 축인다
해수관음상, 산신각, 지장전을 유심히 돌아본다.

법당앞에 펼처진 산, 그리고 호수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이름도 맑을 정 아름다울 방, 정방사(淨芳寺)라 지었을까?
산아래서 올라온 바람은 풍경을 흔든다.
“딩-댕, 딩-댕------”
그 소리, 또한 너무 정겹다.여운이 남는다.

보살님이 준비한 떡을 먹고 가라고 손을 잡아끈다.
구경한것도 부끄러울진데... 떡 공양까지------.

맛있게 떡도 얻어먹고, 전망도 가슴에 품고-----.
절 아궁이에 장작을 지핀다.
장작타는 냄새가 좋다.

나무끝으로 되뱉는 나무진이 보글 보글 끓어오른다.
내려오는 길, 계단아래 옆, 해우소가 보인다.
큰 근심, 작은 근심, 마음근심까지 모두 비우고 가란다.

외양은 일반 건물이지만 안에서 보이는 산세와 호수의 보습은 일품이다.
어느 화장실에서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수 있을까.

나무틀만 하나 걸어두면 풍경화 액자가 된다.
다시 내려오는 오솔길.
오를때 보지 못한 또 다른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내려와 다시 청풍호반 길을 따라
조각가 윤영호 선생님이 운영하시는 대한민국에 하나밖에 없는

“능강 솟대 문화공간”에 들린다.
도로에서 내려 나무계단을 올라 전시실로 향한다.

주변에 하얗게 구절초 꽃도 만발하고,감나무엔 주렁주렁 감이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었다.
어찌나 많이 달렸든지 조형물로 매달아 둔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예쁜강아지 2마리가 우리를 먼저 마중한다.

전시실을 천천히 돌아본다.
작은것부터 대형솟대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주인장 윤선생님이 나오셨다.
한국 문화의 상징 조형물 “솟대.” 장승과 비슷한 무속신앙에서 출발했지만 장승이 액막이로 부정적 개념이라면,솟대는 풍요를 기원하는 긍정적 의미라고 윤 선생님은 설명하셨다.

솟대는 기러기 나 오리등 새를 높은 장대위에 형상화한 조형물로 인간의 소망을 하늘에 전달하는 안테나 역할을 했다고 한다.

또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위하거나 마을에서 인재가 나왔을때 기념으로 마을 어귀에 세우기도 했단다.
전시실을 돌아보고 차 한잔 나눈다.

석양의 노을이 청풍호에 내린다. 물결따라 반짝 반짝 꽃을 피운다.
흔들의자에 앉아 바라보는 저녁노을.정말 여유롭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청풍호의 또 다른 숨겨진 여행지.정말 아름다운 여행지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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