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가깝고도 먼 나라, 지진, 벚꽃, 초밥, 신칸
센, 스모, 후지산, 소니, 도요타 자동차
등의 단어가 아닐까? 일본, 세계는 하나된 세
상이지만 우리와 얼굴 색이 같고 같은 한자(漢字)권의 문화를 가진 동양인이다.
나는 일본을 자주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1979년 처음으로 일본을 다녀왔고 그 이후 회사 업무상 자주 일본을 찾았다. 출장도 자주 갔지만 하기 휴가기간을 이용하여 가족을 데리고 2번 일본을 다녀왔다.
그 결과 4천키로 미터에 걸쳐 남북으로 활처럼 뻗어있는 일본을 북쪽 홋카이도로부터 남단 나가사키에 이르기까지 전국 주요도시를 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일본은 가는 곳마다 름대로의 지역적 특성과 음식문화, 그리고 그들의 생활상에서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바른 예절, 남을 배려하는 생활습관, 절제된 삶, 화려하진 않지만 늘 깨끗한 모습 , 나는 그런 것에서 작은 감동을 자주 느꼈고 친밀감을 가질 수 있었다. 한마디로 일본 어디를 가서도 외국이라는 낯설고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껴 본적이 없다. 늘 즐거웠고 재미있었고 새로웠음을 부인할 수 없다.
홀로 찾아본 시골 기차역.
작은 절(寺) 그리고 온천관광지, 국립공원, 시내 백화점 모두가 말끔하고 무언 속에 지켜지는 보이지 않는
규율 속에서 참다운 그들의 진실을 엿볼 수 있었다.
한나라가 가지고 있는 문화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그 나라의 자연적, 지리적 조건은 독특한 의식주 형태를 결정짓고 이러한 특징적 요소가 그 나라, 그 사회만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리라.
일본이 지니고 있는 문화적 특징을 소개한 책자는 참으로 많다. 그 중에서 "루소 베네딕트"는 "국화와 칼"이라는 저서에서 일본문화를
국화(菊花)와 칼이라는 양면적인 국민성 안에서 이루어진"염치의 문화"라고 했고 또 도이 다케오는 "아마에(응석) 문화라고 했으며 나카네 치에는
일본사회를"수직적 사회"라고 정의했고 지금 교토에 머물고 계시다는 전 문화부장관 이어령씨
는 "축소지향의 문화"라고 정의했다.
또 조금 다르긴 하지만 '90년대초 전여옥씨의 "일본은 없다" 라든지 서현섭씨의 "일본은 있다"등비슷비슷한 이름으로 유행처럼 출판되어 우리가 일본 문화에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비교적 최근에 이뤄진 문화개방정책 이후 일본 대중문화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고차원적인 문화의 분석보다 여행하면서 느낀 생활주변의 모습을 우리와 비교해 보고자 한다. 설령 내 주관적인 비교분석이라 잘못된 점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전제를 우선 말씀드리고싶다.
우선 일본의 주택구조를 살펴보자.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당사 일본 거래선들이 한국의 첫인상을 말하는 가운데 첫번째가 도시마다 즐비한 아파트 단지를 보고 우선 놀랐다고 말한다. 층수가 높기도 하지만 넓은 평수, 대단위 단지규모에 놀란다. 일본도 물론 아파트가 있지만 지진 우려 때문에 그리 높지 않고 내진설계 구조로 되여 기둥이 크게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통가옥은 목재구조에 바람이 잘 통하는 2∼3층 규모의 단독주택이 주를 이루고있다.
우리가 흔히 "다다미방"이라 부르는 와시쓰(和室)구조가 주를 이룬다.
요즈음 버블경제(거품경제) 영향으로 일본전국의 부동산값이 많이 내려가기는 했지만 아직도 도심의 부동산은 비싸기 때문에 국가 경제규모에 비해 주택은 매우 비좁은 편이라 할 수 있겠다. 오죽하면 유럽 인들은 이런 일본의 협소한 주거 환경을 빗대어서 우사기 고야(토끼집)라고 말했을 정도이고 집이 협소하기 때문에 가구 배치에 따른 물건정리 즉 수납기술이 대단히 발전 되여 있고 수납 관련 전문잡지가 매월 발간되기도 한다. 그리고 여름이면 이불과 난방기구를 , 겨울이면 선풍기나 에어컨을 보관해주는 창고업이 성업중이다.
물론 부동산 값이 비싸기도 하지만 알뜰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일면도 엿 볼 수 있다.
언젠가 신문에도 보도 되였지만 우리 나라
전경련회장에 해당하는 분의 집이 30坪이하라는 사실이 그를 증명하기도 한다.
이렇게 집이 좁고 협소하니까 일본인들은 웬만한 친분 관계가 아니면 손님을 집으로 초대하지 않는다. 식사를 하더라도 밖에서 만나 식사하고 하기 때문에 가끔 한국방문시 집으로 초대해서 식사대접을 하면 대단한 접대를 받은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일본 동경의 물가는 US＄로 환산시 세계 TOP수준이다. 특히 교통비가 비싸고 음식값도 천차만별이다. 지역에 따라 장소 분위기에 따라 같은류의 음식이라도 그 값은 차이가 엄청나다. 일본의 음주 문화는 어떨까?
대개 직장인들의 퇴근시간이 늦은 편이다. 그리고 지하철과 철도 시스템이 완벽하리만큼 연결 되여 도심에서는 출, 퇴근시 거의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는다. 물론 주차료가 비싸 가져 올 수도 없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퇴근시 삼삼오오 모여 우리의 선술집에 해당하는 이자카야라는곳에서 귀가전 한잔씩 한다. 우선 맥주로 시작한다. 일본인들도 유럽인 못지 않게 맥주를 즐긴다.
우리처럼 잔을 돌리는 경우는 없다. 단지 마신 만큼 서로를 따라주며 건배를 외친다.
어느 면에서는 위생적이고 자기주량만큼 마시기
때문에 술이 약한 사람에겐 합리적이라 볼 수 있다. 우리처럼 강제로 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1차에서 간단히 술한잔 하면서 식사를 하고 2차는 대개가 스넥바로 자리를 옮긴다. 양주 한잔 하면서 가라오케를 즐긴다.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경우는 거의 없고 미즈와리라고하여 물에 섞어 마신다. 남은 술은 싸인한후 보관하였다가 다시 들렸을 때 마신다. 우리 나라도 요즈음 서울에는 일부 실시하는 모양이지만 우리네 정서는 뚜껑딴 술을 비워야지 보관하자고 하면 쩨쩨한 사람으로 평가되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그들은 혼자 오는 손님들도 많다.
자기술 자기가 마시면서 노래하고 옆사람과 얘기하다가 자기 몫만 계산하고 간다.
여러 명이 같이 가도 자기 몫은 철저히 자기가 계산한다. 식사하고 노래 부르며 술한잔하고 나면 귀가전 들리는 곳이 또있다. 라면 집이다. 인스탄트 라면이 아니고 생라면 이다. 가격도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6000원에서 10000원정도 하니까 비싼 편이다. 종류도 많지만 수프가 생명이다. 이름 있는 라면 집은 하루종일 손님이 붐벼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각자 라면 한 그릇 하고 나면 귀가를 서두른다. 이쯤 되면 대개가 밤 11시 이후가 되지만 아침 출근시간은 변함이 없다.
일본인들은 이렇게 과정을 중요시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한집에서 먹고 마시는 것이 아니라 1차 2차 3차를 거쳐가며 서로의 신뢰를 확인한다. 따라서 일본어디를 가나 라면 집이 성업중이다. 일본에서 성공한 음식 사업중에 우리 나라에서 실패한 사업이 생라면 집이라는 얘기를 어느 잡지에서 본적이 있다.
일본의 식문화도 쌀을 주식으로 하는 것은 우리와 같다.
우리와 별 차이가 없다. "미소시루"라하여 된장국을 좋아하고 섬나라답게 생선을 즐긴다.
단지 우리와 차이가 있다면 우리나라음식은
맵고 조금 짠 편인데 비하여 일본음식은 통상 달고 싱겁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추장을 싸가기도하고 라면 봉지를
가져가기도 하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한다는 속담처럼 현지 음식에 맞추려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일본인들의 생활습관은 어떨까.
정말 예의바르고 친절한 것은 전세계가 인정하는 바이다.
인사를 나누더라도 세번, 네번 고개를 숙이고 또 숙인다. 숙인다고 하기보다 절을 한다고 하는 편이 낫다.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가장 나쁜
것으로 어릴 적부터 교육한다. 작별인사를 하더라
도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배웅을 하며 서있다.
물론 "혼네(本音)" "다데마에(建前)"라 하여 본심과 속마음이 다르다고 일부 평가는 하지만 겉으로 느끼는 것은 전혀 그렇지 않다. 면전에서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하지 않는 우회적 설법을 쓰기도 하지만 그것을 이해 할수있을것 같다. 그래서 우리 나라 사람이 일본을 방문하여 거래 상담시 검토해 보겠다는 의사를 잘못 판단하여 주문을 할 줄 알았는데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검토해 보겠다는 그들의 표현은 실제 거부의 의사로 보아야 한다.
시내에서 가야할 위치를 잘 몰라 길을 묻기라도 하면 가까운 거리는 같이 동행하여 알려주는 친절한 사람들이 많다. 우리 나라 사람들처럼 쭉 내려가라거나 올라가라는 단편적 대답보다 너무 상세하게 말을 해주어 도리어 묻는 사람이 겸연쩍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또 그들의 시간 관념은 대단하다.
식당엘 가더라도 꼭 예약을 우선하고 약속시간을 정하면 1∼2분 정도 먼저 도착해서 기다린다. 그보다 빨리 오지도 않는다. 대개가 기차로 움직이는 적이 많아 시간을 정확히 맞출 수 있는 장점이 있기도 하지만 그들의 생활습관에서 오는 하나의 규범인 듯 싶었다.
가끔 관광 버스를 이용하여 투어에 나서 보면 버스로의 정해진 귀환시간보다 늘 5분 정도 먼저 와서 기다린다. 그러니 스케줄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지정된 시간보다 늦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우리처럼 방송을 하고 사람을 찾느라 시간이 지체된 적을 경험해본적이 없다.
한, 두명 때문에 버스에 탄 전원이 기다려야하는 불편을 느껴 본적이 없다.
우리가 흔히 "24시간 편의점" 이라 부르는 가게를 그들은 "콤비니"라 부른다.
컨비니언스 스토어(convenience
store)의 줄임 말로 "편리한 가게"라는 뜻이다.
이곳에는 도시락, 음료수, 과자, 문구류, 가정용품, 생활용품등 3천여종에 이르는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편의점과 대등 소이하지만 우리 나라는 비싸다는 개념이 강해 주로 대형할인매장을 이용하는 편인데 비해 일본소비자들은 백화점에서 슈퍼로, 슈퍼에서 콤비니로 이동하고 있다.
전국에 4만여개의 점포가 있다니 어디가나 쉽게 볼 수 있는 게 사실이다. 세븐 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가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콤비니는 젊은이들의 가게, 급할 때 간단한 물건을 사는 가게라기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일본인들이 일상적으로 출입할 수 있는 친근한 가게로 바뀌어가고있다. 또한 최근에는 식료품, 일용잡화, 잡지뿐만 아니라 공공요금의 납부 대행, 택배서비스, 현금자동지급기설치 및 우체통을 설치하여 우편접수도 하고있다.
이처럼 콤비니는 의식주 가운데 주거 개념만 빼고 거의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있다.
또 재미있는 것은 유통기간이 지난 도시락은
아르바이트하는 점원이 휴식시간에 먹어도 되는 곳이 있어 시급으로 700∼900엔 정도 받지만 이를 목적으로 콤비니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이
많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 돈 벌고 식사 해결하고 그야말로 일거 양득 아닌가.
일본인들도 회사 출근시 집에서 아침 식사하고 출근하는 사람보다 회사근처 편의점이나 지하철역 근처에서"오니기리"라 불리는 삼각김밥이나 토스토로 간단히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에는 집에서 된장국에 하얀 쌀밥을 먹고 다녔지만 가족이 각기 출근시간이나 등교시간이 달라 이제는 각자가 스스로 해결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고 한다. 우리 나라도 점차 그런 추세로 바뀌어 가는 것 같다.
일본은 24시간 편의점이 점점 확대되고 늘어가는데 비해 우리 나라는 대형 할인매장이 그 자리를 대체하는 것 같다. 벌써 24시간 영업하는 할인매장이 생겼으니 말이다. 동네 슈퍼마켓이나 구멍가게는 하나, 둘 문닫기 시작했고 재래시장은 손님이 없어 울상이다.
또 일본문화중에 집고 넘어 가야 할 것이 자동 판매기 시장이다. 일본 어디를 가도 만날 수 있는 수많은 자동판매기와 다양한 내용물을 살펴본다면 가히 자동판매기의 왕국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음료및 담배는 물론 Hotel의 체크인, 아우트, 작은 식당의 식권구입, 지하철및 기차의 승차권구매등 다양한 자판기를 구비하고있다.
자동화에 따른 인건비 절감은 물론이지만 더 큰 것은 관리하는 사람이 현금을 만질 수 없기 때문에 확실한 돈 관리가 되어 진다고 한다. 기차역이나 도로변, 빌딩 주변 모퉁이에 즐비한 자판기, 어떻게 보면 동전 소리만 들리는 판매기에서 사람의 정을 느낄 수는 없지만 24시간 언제나 구매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일본 문화를 이야기 하면서 온천을 빼놓을 수는 없다.
일본엔 화산 지대의 영향으로 전국에 걸쳐 온천이 산재해 있다 어느 도심에서나 조금만 벗어나면 가까운 온천을 만날수 있을 정도로 산재해있다.
그래서 여행사 사무실마다 전국 온천 관광 안내 포스터가 늘 쌓여있다.일본의 온천은 우리나라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관광지 온천은 통상 숙박코스로 되어 있다. 일단 온천에 입장하면 '유카타'(浴衣)라 불리는 가운을 받아입는다.이 가운을 입고 여관 및 호텔, 그리고 주변 음식점, 술집, 노래방, 기념품 가게 까지 다닐수 있다.특히 춥지않은 계절엔 '게다'라 불리는 나막신에 가운을 입고 주위를 산책 할수도 있다.
그리고 목욕장을 24시간 운영한다 따라서 아침 일어나서 목욕하고 저녁에 관광마치고 돌아와서 목욕하고 자기전 또 목욕을 한다 목욕 횟수에 관계없이 요금은 일정하다.
그리고 온천 관광의 하이라이트는 푸짐한 저녁만찬이다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저녁만찬은 진미중의 진미다. 이렇게 그룹 단위로 전국의 온천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다.유명 관광지도 구경하고 몸도 온천에서 쉬는 참다운 휴식여행이라 할수있다.
그리고 어느곳이나 하늘이 보이는 노천탕이 있다 특히 겨울날 주변에 눈이 하얗게 쌓여있는 노천에서 머리만 내놓고 뜨거운 온천에 몸을 담그는것은 생각만해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머리는 차게 발은 뜨겁게'라는 옛 어르신들의 말씀이 생각난다.
눈의 고장, 최북단 훗카이도 노보리 베츠의 노천탕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오이타의 "벳부" 시즈오카의 "아타미" 난키의 중심도시
"시라하마"를 일본의 3대 온천이라 부른다. 특히 관광 온천지대의 정원은 하나의 예술품이다.
사람이 만든 인공정원이 얼마나 아름다울수 있는지 그 한계를 보여 준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빼어나다.탕에서 커다란 창문을 통해 보이는 정원은 그대로 한폭의 액자가 된다.
몇 가지 사례를 적어 보았다.
우리와 다른 문화도 있지만 같은 피부색의 동양인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2∼3시간이면 날아 갈 수 있는 지역, 시차도 없고 그저 바다건너 있는 곳이라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
세계가 하나된 세상, 나라는 다르지만 사람 살아가는 모습은 똑 같은것 같다.
그러면 경제대국 일본인들의 행복지수는 얼마나 될까? 유엔개발계획 자료에 의하면 1999년 국가별 행복지수에서 세계 9위에 올라있다. 세계경제를 주름잡는 일본, 세계 최장수국 일본이지만 행복지수는 역시 가진 것과 비례하지 않는 모양이다. 실제 일본에 잠시 머물며, 늘 느끼는 것은 국가는 부유한지 몰라도 개인은 대부분 힘들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가정주부도 시간제 파트타임 등으로 생계를 돕고 있는 것이다. 집에 대한 할부금, 자녀들의 교육비 부담등으로 혼자 벌어 생계를 꾸려 가는게 어렵다고 했다.
이제까지 대다수 일본사람들의 삶의 보람 즉 행복관은 일과 떼어서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회사인간" "조직인간"
"일벌레" 더나아가서는 "경제동물" 이라고 까지 빗대어 말해 왔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특히 젊은 세대의
인생관은 "재미 있으면 된다"는 식으로 구세대 가치관과 큰 갈등을 빚고있다.
조직 중심의 "회사인간"에서 벗어나서 개인중심의 "생활인간"또는 이기주의 인간이 되어가고있다. 구세대 일본사람들은 "생산세대"였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는 "소비세대"로 변하여 가는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 아닐까? 일본인 스스로도 일본 사회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최장수국 일본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생산성 없는 소비만이 증가하고 있고 그들을 위한 의료서비스, 연금 관련 지급등 사회복지관련 지급 비용이 눈덩이처럼 늘고 있어 얼마안가면 연금이 바닥 날것이라는 우려가 신문지상을 메우고 있다.
언젠가 일본에서 여행했던 아주 작은 시골 간이역이 생각난다. 레일도 단선이라 기다렸다가 역에서 교행한다. 내리는 사람도 손꼽을 정도이고 역무원도 두 사람이 전부다.정식제복에 모자를 쓰고 깃발 흔들며 호르라기로 신호하는 나이든 역무원의 모습에서 일본이 지탱되고 있음을 느꼈다.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충실히 수행하는 모습.죽어도 일한다는 그들의 근성 높이 평가해 주고싶다. 간이 역사지만 깨끗이
관리되고 있었고 화분엔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다. 꾸밈없는
하나의 풍경처럼 그 모습이 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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