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생활물류 서비스 ‘택배’는 1992년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후 성인 1인당 연간 30회 이상 이용할 만큼 대중화되면서 올해 11억개, 약 2조5000억원(추정치)의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서비스 요금이 시간이 지날수록 인상되는 반면 택배요금은 하루가 멀게 저렴해지면서 서비스 차질이 빚어져 택배산업 현장과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택배요금 하락의 원인은 업체간 과다 가격경쟁으로 인식하고 있다. 여기다 전체 매출 2조원을 훌쩍 넘어버린 택배산업에 대한 관련 법규 또한 없다 보니 시장 진입에 대한 규제가 없고 신고만 하면 누구든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 환경도 택배 요금 하락에 일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택배 서비스가 갖고 있는 너무 짧은 소멸성 서비스 특성 때문이란 지적이다. 대부분의 서비스 상품은 짧아도 10여분 혹은 길면 1시간을 넘기는 특성을 갖고 있지만, 택배 서비스는 10초도 안 되는 단기 서비스 특성 때문에 소비자들은 특별히 택배 서비스의 질을 따지지 않고, 저렴한 택배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머리 손질을 받거나, 식당에서 음식 서비스를 받는 등 대부분의 서비스 상품은 서비스 과정에서 일정 시간이 소요되면서 소비자가 직접 서비스 질을 느끼고, 나쁠 경우 다시 이용하는 것을 꺼린다.
하지만, 택배 서비스는 상품을 접하거나 배달하면 서비스가 끝나는 초단시간 서비스 특성에 따라 소비자들이 느끼는 직접 불편이 크지 않아 비용을 더 지출하면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찾지 않는다는 것. 결국 낮은 가격이라도 잠깐 불편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택배 서비스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보인다.
가정 혹은 사무실 앞에서 다음날 받는 사람 문전까지 배송되는 택배는 1992년 10kg이하 소형화물의 경우 동일 구간 5000원, 지방의 경우 6000원이었던 반면 17년이 지난 2009년 요금은 구간에 상관없이 2500원으로 50%~60%가 하락했다.
이를 1992년 택시 기본요금(900원)과 비교하면 17년이 지난 2009년 현재 2800원으로 3.6배 인상돼 택배요금의 하락 폭이 얼마나 가파르게 떨어졌는지 쉽게 인식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8월 `택배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 경유값은 540원(1999년 평균)에서 1408원(8월 현재)으로 160.7% 뛰었지만 택배단가는 4070원에서 2350원으로 42.3% 하락했다고 밝혔다.
상의는 “시장이 지나친 가격경쟁으로 위기에 처한 만큼 가격보다는 서비스 경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은 理想에 불과하다.
따라서 택배가격이 일정 수준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택배산업 관련 법규를 우선 제정하고, 소비자 가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택배시장 실태파악에 나서는 등 정부의 직,간접적 행정지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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