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
중국 사람들은 아홉구(九)자와 용용(龍)자를 좋아하는데, 아홉 하늘 중 가장 높은 하늘이 구천(九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천심석(天心石)을 보니 한가운데 있는 큰 솥뚜껑만한 천심석을 중심으로 아홉겹으로 돌을 깔았는데 첫째 겹은 9개의 돌을 깔았고 매 겹마다 9개씩 더하여 맨 끝인 구겹에는 81개(9×9)의 돌이 깔려 있다.
17:30분부터 약 40분 가량 서커스를 보았는데 큰 서커스단이 아니었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었다.
단조롭기는 하였으나 묘기는 절묘했고 겨우 10세 정도 되는 아이들이 세워놓은 원형 봉(捧)을 오르내리며 부리는 묘기는 마치 청설모가 나무를 오르내리며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뛰고 나는 것 같았으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안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우리 일행은 20:00에 공항근처에 있는 북경국도대반점(北京國都大飯店: Sino
Swiss Hotel)6층에 여장을 풀고 북경의 첫 관광을 마무리 했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웃지못할 일이 생겼다.
카드로 된 키를 사용할 줄 몰라 모두들 당황하였으며, 어떤 분은 밤새도록 방에 갇혀 나오지
못했는가하면 어떤 분은 키를 방에다놓고 나와서 방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쩔쩔 매는 일도 있었다.
4월21일 호텔식 아침을 간단히 마치고 명 13능(明 十三陵)관광길에 올랐다. 우리가 탄 버스는 北京 邑土 ??? G312호였다.
지금 중국은 한문을 약자로 맣이 개조하였기 때문에 읽지 못하는 글자가 많다.
파사(邑土)는 중국 발음으로는 코카콜라와 비슷하여 뜻은
가히 입에 맞고 즐겁다는 것이니 얼마나 운치가 있는 말인가. 그런데 화장실이란 말은 우리만 쓰는 말인 것 같다.
중국은 칙소(則所), 세수간(洗手間), 위생소(危生所)라고 적고 영어로는 TOILET라고 써 있는데 W.C라고 하면 다 통한다.
13능이란 명나라 황제 13명과 황후의 능이란 뜻이며 북경시 서북쪽 50km지점의 약 40㎢의 분지 중턱에 있다.
천수산(天壽山)이
주봉이고 좌청룡 우백호가 감싸 안았고 앞이 확 트였는데 누가 보아도 대명당이다.
우리 일행은 13개의 능중 지하능인 정능(定陵)을 구경하였는데, 그 규모에 다시한번 감탄하였다. 1956년에 발굴하였으며 높이가 지하로 27m이고 면적이 1,195㎢라 하니 얼마나 큰 능인지 설명이 필요없다.
석고구조로 견고하게 지어졌는데 삼엄한 기분마저 들며 황제의 궁제 같았고, 제2의 대리석문을 지나면 중전(中殿)인데 황제와 효서황후와 효정황후의 옥좌 3개가 있다.
죽어서도 황제의 영화를 누리고 싶어했던 중국 고대의 내세에 대한 집착을 엿볼 수 있었으며 이스라엘의 왕 솔로몬의 말처럼 중국 고대의 황제의
꿈도 허사인 것 같이 보였다.
공자는 ‘삶도 모르는데 죽음을 어떻게 아느냐’고 했다. 삶에 충실하면 될 것을 도가(道家)의 신선사상에
빠져 허황된 저 세상의 꿈을 꾼 것 같다.
오후에는 만리장성의 관광길에 나섰다.
세계 7대 불가사의(不可思議)의 하나인 만리장성은 중국의 화북과 내몽고의 경계선이며 흉노족을
막기 위하여 부분적으로 쌓은 것을 BC 221년에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하고 완성한 성이다.
우리 일행은 해발 1,015m의 팔달령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가장 잘 보존되었다는 만리장성의 일부를 보았다.
1.7m마다 전망공(展望孔)과 사격구(射擊口)가 있고 장성에는 300~500m마다 성루(城樓)가 있었고 직사각형으로 잘 다듬어진 돌로 쌓았는데 이렇게 큰 돌을 어떻게 산 정상까지 끌어올려 쌓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만리장성을 「세계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고 한다는데 장성을 쌓다가 죽으면 그 자리에서 묻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란다. 후세에 별 쓸모가 없었다는데 한 사람의 그릇된 판단이 수많은 백성을 혹사시키고 귀한 생명을 죽인 것이다.
총각이 만리장성을 쌓으러 가게 되면 부락에서 처녀를 구해 하룻밤을 재워 보냈단다. 가면 죽는 것이 뻔하다. 총각귀신은 죽어서 저승에 못가고 구천을 헤매기 때문에 총각귀신이 안되게 하기 위한 부락민의 지극한 배려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는 말이 있는데 그 뜻은 좀 다르나 한번 가면 살아오지 못하는 곳이 만리장성 공사장이였음은 확실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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