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아녀요 그래도 아버지는 남자니까 데려다 지게질이라도 시킬수 있쟌아요“
“그렇게 이야기 하면 넌 데려다 밥짓는데 써먹을거 아니냐”
“그래도 아버지가 직접하시는 것은...”
“너무 걱정말거라 내 어떻하든 저놈들의 동태를 살펴볼테니까 넌 집에서 기다리고 있거라”
기산은 지게를지고 다른때는 나무를 하러 성봉쪽으로 올라갔는데 이번에는 일부러 십이폭포쪽으로 향했다.
오솔길을 따라가지 않고 동네서부터 산 중턱으로 잡아들어 돌아갔다.
찬바람이 옹골차게 불어온다 계곡바람이라 11월인데도 제법 차갑게 느껴진다 산중턱을 돌아서자 십이폭포에서 물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여름 홍수철에는 제법 만은 물이 떨어지지만 겨울로 접어들어서는 이때는 수량이 많지를 않아 물떨어지는 소리가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신경을 곤두서서 가는 지라 별 소리가 다 들리는 듯 하였다.
지게를 벗어놓고 이폭포쪽으로 바라보니 나무등걸로 역었는지 어떻했는지 제법 산채를 형성해 놓고 젊은 놈들이 총을 메고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여기 저기에 솥이 걸려있고 일폭포 끝에서 보초를 서는 놈이 한놈이 보인다. 그곳에서 보면 모티쪽에서 올라오는 모든 것을 볼수가 있었다.
“야 저놈들도 빈틈이 없이 보초를 서고 있구나”
한참을 동태를 살피던 기산의 뒤로 인기척이 나더니 벼락치는 소리가 들린다
“꼼짝마라 이런 간뎅이가 부은 놈 여기가 어디라고”
깜짝놀라 뒤 돌아보니 빨치산인듯한 놈이 따발총을 겨누고 있었다.
“아니 나무 나무를 하러...”
갑자기 당한 일이라 기산이 말을 못하고 더듬자
“뭐라고 나무 나무가 어떻다고 이런 네놈 첩자지”
“아니 그게 아니고 난 사기소에 사는 노인네인데 나무를 하러 왔소 저기 지게가 있지를 않소“
“나무를 하러 왔으면 나무를 하여야지 왜 우리 산채를 바라보고 있는거야 이 늙은이야”
상대가 노인이고 나무를 하러 왔다고 하니까 말이 조금 부드러워 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다그치는 것은 마찬가지다.
“아 나무를 하다가 보니 이렇게 돌아왔소 일부러 바라 볼려고 하는 것이 아니고...”
“안되겠구먼 대장동무한테 데리고 가야지 잔말 말고 자 앞장서서 가소”
“아니 지게를 가지고 가야지 지게를”
기산은 끝까지 나무하러 온사람으로 가장을 하여야 했다 그래서 지게를 가지고 앞장서서 놈들의 산채로 들어섰다.
“어이 두칠동무 이 늙은이를 아시오 당신은 이곳 사람이니 말이오”
두칠이 지게를 지고 내려오는 노인네를 보니 그리 만은 접촉은 없었지만 사기소에 사는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다행이 다향이 아버지라는 것은 몰라 그냥 건성으로 대답을 한다
“아 맞어 그 노인네 사기소에 살지”
기산은 두칠에 대해 알고 있었다. 두칠이 아버지 잘 알고 있었고 여름에 유씨가 죽었을 때 소식은 사기소까지 알려져 있어서 두칠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두칠이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이 그냥 스쳐 지나간다.
장종안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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