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점엔 "4001" 열풍이 불고있다.
베스트셀러 1위란다.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스캔들,
학력위조사건으로 2007년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신정아씨의
자전적 에세에집 얘기다.
수감시절 자신의 수인번호이기도한 "4001".
신정아. "사건"전후. 그녀가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란 부제가 붙기도 했다.
사람들의 심리는 정말 이상하다,남의 비밀스런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며
짜릿한 그 무엇을 느끼고 싶은 모양이다.그래도 잘 나간다는 사람들의 사무실에
가보면 책상위에 이책이 한권씩 놓여있다. 자기가 구입했던, 누가 선물했던
그 구입이 문제가 아니라 관심이 간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였는데--.
그 유명한 노벨 문학상 작품이나 문학적 가치가 높다는 책은 제목도 대부분 모르면서--
하지만 궁금해서 나도 이책을 구입했다, 정가가 14,000원이다.421페이지의 제법 두툼한 책이다.
언론에 그 내용이 연일 오르내리기에 궁금했고 보고 싶었다.
내 심정도 똑 같았다.엊그제 발간된 월간문학 4월호는 아직 제목도 읽혀지지 않은채 책상위에
모셔두고 있으면서 이책은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나도 속물인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ㅎㅎ
대필의혹이 있다는 어느 유명작가의 의견도 있었지만 한마디로 깔끔하게 잘썼다.
솔직한 표현이였다, 군 더더기가 없는 글이다.페이지수를 늘리려 하는 의도도 전혀없었다.
작가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일부분은 동정이갔다.
변 양균 실장이 보냈다는 이메일에서는 진솔한 사랑도 엿볼 수 있었다.설령 금지된 사랑이였고
해서는 안되는 사랑이였지만---.
2007년 발생한 사건이여서 머리속에서 지워질만도 했건만 다시 그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어느 언론은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 효과도 있다고 평가했다.
상품의 홍보를 위해 고의적으로 각종이슈를 만들어 소비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는 노이즈 마케팅기법.
글세? 출판사가 작가와 함께 출간기념 기자회견을 하면서 책내용에 유명인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였지만 변호사와 함께 명예훼손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고도 했다.
작가는 머릿말에서 이렇게 까지 나의 내밀한 이야기를 일일이 내보여야 하는지 고민스러웠지만
사실과 다른,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풀린 이야기들을 바로 잡고 싶었다고--.
신정아가 하는 이야기도 들어달라고, 조르고 싶었다.-- 고 적고있다.
예일대 박사학위의 전말, 연인 관계였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만남,
문화일보 누드사진 보도의 전말,정 운찬 당시 서울대 총장과의 관계,조선일보 C기자얘기,
익명으로 처리된 외할머니 이야기,노무현 대통령의 등장등이 흥미를 끌면서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단다.
책에서는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을 처음부터 똥아저씨로 표현하고 있다.
그 많은 말중에 왜 하필 똥아저씨로 표현 했을까?
책의 내용을 일부 인용해본다.
"다만 언제부터인가 대통령과 똥아저씨 사이의 기류가 심상치 않았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똥 아저씨에게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나를 격려해주고 정신적 힘이 되기를
원했는데, 막상 나를 만나 애인을 만들어버렸으니 얼마나 충격적이였을까.그점에 관해서는 나도 책임을
면할 수 없으니 아무런 할 말 이없다.
그리고 전 서울대 총장에 관한 얘기도 세간의 흥미를 만들었고 4.27 보궐선거 공천후보를 앞둔 한나라당에
당혹감을 준것은 사실이였다.원문을 잠시 빌려보면
남자들은 지위가 높거나 낮거나,많이 배웠거나 못 배웠거나 상관없이
"남자"라는 점에서는 다 똑같은 것 같다.
어떤 남자건 여성을 "인간"이 아닌 "여자"로 바라보는 점에서는 한결같았다.
다만 인격의 차이란 것이 있었다.
인격이 있는 분들과는 점잖게 가끔 점심을 하거나 전시회를 보러오는 정도로 좋은 인간관계가 유지되였다,
하지만 도를 넘는 사람도 간혹 있었다, 당시 서울대 총장으로 있던 정운찬 전 총리가 그런 경우였다.
"서울대 총장이란 이 나라 최고의 지성으로 존경받는 자리이다.정 총장이 "존경" 을 받고 있다면
존경받는 이유가 뭔지는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겉으로만 고상할 뿐 도덕관념은 제로였다"
라고 과감히 적고 있다.
그리고 책에서 유일하게 실명은 밝히지않고 조선일보 C기자라는 이니셜로 처리되였지만
"내가 바지만 입게 된 이유"에서 C기자의 무례한 행동도 적고 있었다.
하지만 사건이 터지고 나자 세상은
"꽃뱀"이니 남자들을 홀렸느니 하면서 나를 욕했다"고 저자는 강하게 말하고 있다.
어쩌면 사람들은 흥미위주의 책에 관심이 가고 즐겨 읽을 수밖에 없으리라.
모두가 사람이니까.개가 사람을 문것은 기사거리가 아니다. 사람이 개를 물어야 기사가 되는것과
같지않을까?
아주 오래전(2004년) 얘기지만 탤런트 "S" 씨가 쓴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란 책이 있었다.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가면서 출판계에 판매부수 신화를 일으킨 책이였다.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밀리언 부수가 판매되였다는얘기도 있었다.
이번에 발간된 "4001". 얼마나 더 팔려나갈까? 관심의 대상이 될 듯싶다.. 대한민국에서 성공한 문학작품이라도 10,000부가 팔린다는 것이 어렵단다. 1쇄로 끝나버리는 책들의 수명이 안타까울 뿐이다.
한국에서의 베스트 셀러는 흥미위주의 책만이 가능한것일까? 묻지않을 수 없다.
책을 읽어야 하는데---. 책이 팔려야 하는데--요즈음 성인과 학생들은 책을 잘 읽지 않는단다.
수능시험공부에,취업시험 대비에,먹고 사는일이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단다.독후감도 인터넷에서 발췌하여 편집해 제출한다니 한심스런사회다.독서엔 계절과 장소가 따로없다.
옛날엔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했는데 지금은 냉,난방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계절의 의미가 사라진지 오래다.
책속에 길이있다고 한다.책과 함께 하는 길, 몇 천원짜리 단행본 한권이라도 늘 거실에 두고 보면 어떨까.
책 읽는 습관, 내가 아이들에게 먼저 보여주어야 할 최우선 과제 아닐까?
최한용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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