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 충북 청원군 문의면 대청댐 산자락에 자리잡은 현암사라는 절을 다녀 왔습니다.다행히 그때는 비가 그쳤고 안개비가 조금씩내렸습니다.
현암사는 산중턱에 있어 가파른 108 철계단과 급 경사진 돌 산길을 숨가쁘게 올라야 합니다. 전해오는 바에 의하면 아주 옛날 절터를 잡을때 어떤 선사가 이 앞이 장차 물 바다가 될것이니 산 꼭대기에 절을 지어야 한다고 해서 이곳에 자리잡게 되였답니다.
공교롭게도 그후 이곳에 대청댐이 들어섰다고 하니 선견지명이 있기는 한것같지요.
절집 오르는 길,촉촉히 내린 봄비는 연초록 5월의 이파리를 더욱 싱그럽게 세수시켜 놓았더라구요, 방문객은 비가와도 북적이고 대청댐 길은 교통 경찰이 통제를 해도 막혔습니다.아마도 이곳은 1년에 한번,즉 초파일 날만 막힐겁니다.모두들 절을 찾는 사람들 때문이지요. 작은 절집, "석가모니 불" 이라는 독경소리는 쉼없이 스피커 타고 흐르고 불자들은 불상앞에서 너도,나도 절을 올립니다. 비 때문에 절 마당에 연등은 걸리지 못하고 준비한 파이프 구조물에 매달린 수백개의 방수 꼬마 전구만이 비를 맞고 있었습니다.
물 안개 피어오르니 앞엔 아무것도 보이지않았습니다.대청댐을 스쳐온 시원한 바람만이 나와 대웅전을스쳐 지나갑니다.절집 뒷편 큰 소나무 무리는 굽어보듯 장엄하게 말 없이 절집을 지키는 모습입니다. 대웅보전, 산신각,용화전,범종각,요사채---등 작지만 아름다운 절입니다.단지 일주문이 없고 사천왕문이 없고 마당이 좁을 뿐입니다.5층 석탑도 절 오른편 90m 지점에 설치되였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작은 전동 로프웨이로 화물을 올리곤 했었는데 새로 화물용 모노레일을 설치해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아마도 금년에 설치한 모양입니다. 방문자들의 모습이 모두 밝습니다,자원봉사하시는 여성 불자님들도 즐겁게 일을 하십니다. 방문자 모두에게 점심공양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저는 점심을 먹고 갔기에 그 맛 있는 절집의 밥을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절집에서 이곳 저곳 둘러보고 서둘러 내려옵니다.점차 구름이 짙어지는 것을 보니 소나기라도 한줄기 내릴 모양이였기 때문입니다. 내려오는 길은 편했습니다. 불심을 느꼈기 때문인지 마음도 가벼웠지요. 이제 돌아 가는길에 금강변 "로하스 해피로드" 라 이름 붙혀진 산책로를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몇번왔던 곳입니다.하지만 봄꽃피는 계절엔 처음이지요.빗 방울이 간간히 뿌렸지만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특히 연인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대청댐 아래부터 1.5KM 구간까지 1차로 준공한 산책로입니다. 금강변을 따라 조성된 목재데크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산책로입니다. 강변쪽으론 능수버들이 치렁~치렁 바람에 흔들립니다.길 옆으론 심겨진 연산홍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보조댐 위라 강물은 멈춘듯 고요합니다. 그 물속으로 반대편 산 모습이 투영되여 또 다른 풍경을 만들었습니다. 청둥오리는 물위에서 쉬고있고 물안개는 살포시 피어 오르며 산위로 오름니다. 조금전 다녀왔던 현암사가 산속에 묻혀 겨우 대웅보전 지붕 일부만을 보여줍니다. 걷습니다, 물가를 보며,꽃을 보며,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산책로를 여유있게 즐깁니다. 물속에 잠긴 일부 나무들 모습이 사진에서 많이 본 마치 주왕산 연못에 잠긴 나무 모습처럼 보입니다. 잔잔한 물가,원시림처럼 반은 물에 잠긴 나무,그리고 숲.아름답습니다. 간간히 자생적으로 피어낸 애기똥풀(양귀비과)의 노란색 꽃이 정겹습니다.줄기를 하나 당겨봅니다.끊겨진 부위에서 노란색 즙액이 나옵니다.
노란색 즙액이 어린 아기 똥 색갈 같아서 애기똥풀이라 이름지어진 꽃이랍니다.어릴적 동네 밭둑에서,산자락에서 많이 보았던 꽃이지요.그 옆으론 꽃은 다 떨어지고 하얀 머리칼만 남은 할미꽃도 보입니다.길 옆에는 복숭아 과수원도 있습니다, 개인별로 과수목을 분양한다는 안내문도 보입니다. 복숭아꽃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면 정말 예쁜데 벌써 꽃은 모두 시들어 버렸습니다. 단지 작년에 씌웠던 노오란 봉지가 아직도 빈 껍데기로 남아 나부낍니다. 마치 노란 리본처럼~~~~. 간간이 뿌리던 빗방울이 소나기로 바뀌었습니다. 우산을 들고 오긴 했지만 바람때문에 바지가 젖어버립니다.
우산에 받치는 빗소리도 요란합니다. 고요하던 물가도 방울,방울 떨어지는 소나기에 동그라미를 수없이물위에 그려댑니다, 호수는 비에 젖지않습니다.물을 흡수할 뿐이지요.새들도 날아오르며 숲으로 숨어버립니다. 하지만 산책길은 목재데크로 만들어져 비내리는 날도 질척이지 않아 좋습니다. 요즈음은 이런 목재데크로 만들어진 계단이나 산책로, 등산로가 참 많습니다.
지자체마다 유명관광지나 이름난 등산로에 많이 만들어 놓아 등산길이나 산책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봄꽃 어울어진 대청댐 로하스 해피로드.
대전시 대덕구청에서 주관하여 조성된 생태산책로입니다. 계속사업으로 진행하여 대청댐부터 옛 풍한 방직자리까지 금강변을 따라 조성하면 꿈의 산책로가 될것입니다. 그 길위를 걸어 볼 날을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제주에는 올레길이 있고, 지리산에는 둘레길이 있다면 이곳 대전엔 금강변 로하스 해피로드가 있을 겁니다.비 맞으며 걷는 산책길, 불편하지도,짜증나지도 않았습니다.석양내리는 어느 여름날 저녁.
강 바람맞으며 아름다운 조명아래서 다시 걷고 싶습니다.
최한용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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