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 …>
“그렇습니다. 허나 사람들은 조금만 잘되어도 자기가 잘나서 된줄알고 기고만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반대로 잘못된 부분은 자신의 탓이 아니고 우리말에도 있지만 못되면 조상탓으로 돌리는 그런사고. 옛날에는 조상탓이었는지 몰라도 지금은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있지요. 천주교 정의사회구현단에서 말하는 모든 것이 내탓이오 라는 말이 공허한 것이지요”
“말이 나온김에 내가 왜 이곳 약물내기로 들어온지를 이야기 해볼까요”
“이곳이 그 이사장님께서 이야기 하는 명당터 인가요”
“아니 그게 아니고요. 좋은 자리에는 자리를 잡을 사람들이 자리를 잡아야 움직이지 않고 오래 오래 그곳에 머물수 있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러하지 못하지요. 이곳은 그런 명당터가 아닌지라 내가 이곳에서 오래 머물수가 있다는 말이지요”
“참 역설적인 이야기이네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사장님같이 혜안을 가지신 분이라면 정작 자신의 터를 잘 잡아야 된다고 보는데…”
“아 그거야 내가 터를 잡아야 할땅과 잡지 말아야 할 땅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내 자리가 아닌곳에 명당이라고 주저 앉는다면 지신이 가만 두겠습니까. 그게 무서운 것이지요 알면은 못하는 것이 그런 것이지요”
잠시 이야기 한듯한데 시간이 벌써 자정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저 이사장님 오늘은 시간이 늦었는데요. 이만 전 집에 가봐야 할 것 같아서”
“아 그러세요 내가 시간을 너무 뺐었나봐요”
“아니 괜찮습니다 그럼 오늘 이만 자리를 뜨겠습니다. 오늘 이야기 참 유익했고 내 모르는 부분을 일깨워 주시어 감사합니다. 언제 한번 시간이 나거든 십이폭포에 가서 글 귀를 확인 해보시지 않을련지요”
“아 그럽시다. 내 어릴때 우리동네 이야기꾼 아저씨와 우리 아버님께서 하시던 말씀중 주천자가 중국에서 붓으로 획을 그어 물길을 바꾸어 놓은 곳이 한국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지요. 그런데 금산에 와서 그곳을 확인할수 있었지요 그곳이 십이폭포와는 가까운 곳이니”
“십이폭포와 가까운 자리라고요 아니 그러면 그곳은 또 다른 터 입니까.
오룡리와 다른?”
“그렇치요 오룡리나 용머리나 구룡고개들은 여의주를 담을 터이고 그곳은 다른 의미의 터가 될 수도 있지요”
“허 이거 궁금하여 못견디겠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시간이 너무 늦어서 그만 가봐야겠습니다”
“그렇게 합시다. 이거 내가 오늘 국장님의 시간을 뺏은 것 같아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전 오늘 이사장님한테서 아주 중요한 것을 배우고 갑니다.
감사하고요 안녕히 계세요”
이사장과 저녁기도를 마친 보현스님이 마당까지 나와 배웅을 하면서
“다음에 또 들리세요 그땐 사모님과 같이 오세요”
“예 알았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밤 늦게 좁은 길을 차를 몰고 나오면서 새로운 생각에 접어들을 수밖에 없었다.
이사장님이 이야기 하는 것이 허황된것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가 이야기 하는 것이 불교를 이야기 하면서 천지신명을 이야기 하고 더 들어가서는 地神(지신)을 이야기 하면서 지신의 노여움을 사는 금산사람들의 일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들으면서 어떤면은 일리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면은 전혀 허황된 이야기로 들리기도 하였지만 그가 이야기 하는 것중에 일부분은 내가 생각하던 池小有天(지소유천)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주는 면이 있는 것 같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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