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
2. 池小有天을 찾아서
창왕1년에 노모 봉양을 이유로 관직에서 물러난 길재는 어지러운 나라 시국을 보면서 항상 수심에 잠겨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어지러운 시기도 잠깐이었다.
이성계의 위화도회군을 시작으로 바로 나라가 바뀌었고 조선의 시작으로 새나라가 열리니 불교가 국교인 고려에서 성리학을 연구한 그에게는 참으로 암담하기 그지없었다.
고향에서 칩거를 하던 중 조선 정조2년에 이방원은 길재를 태상박사에 임명을 하면서 출사를 원하였지만 길재는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고 "여자에게는 두 남편이 없듯이 신하에게는 두 임금이 있을 수 없다"는 내용의 상소를 올리고 출사를 하지 않고 고향에 머물러 있다 시간이 흐르자 개성을 찾아서 둘러보면서 오백년 고려의 운명을 생각하니 절로 싯구절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匹馬)로 돌아드니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하되 인걸(人傑)은 간 듸 업다.
어즈버 태평연월(太平烟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정몽주선생은 이방원의 칼날에 선죽교에서 돌아가시고 학식이 있는 사람들은 두문동으로 들어가 세상에 나오려고를 하지를 않으니 길재로서는 모든 것이 한낮 일장춘몽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고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금오산 자락에 머물러 세월을 보내던 중 금주에 사시는 장모님의 별세를 통보를 받자 길재는 금주로 향한다.
금주는 아버지를 따라 생활을 하던 곳으로 그곳에서 신면의 딸과 결혼을 하였으며 결혼 2년후에 부친별세로 인해 삼년상을 마치고 상복을 벗던 아주 인연이 깊은 곳이었다.
"아 금주 내 정말 잊고 살았단 말인가“
길재는 다시한번 그동안 나라가 어지럽다는 핑계와 노모를 봉양한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아내의 고향 유년시절을 보냈고 아버지의 삼년상을 지낸 금주를 다시 생각해보니 부끄럽기 그지 없었다.
현에서 얼마 나가지 않으면 금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고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천혜의 요새이다시피한 금주가 갑자기 그리워지기 시작을 하였다.
“아 이번에 찾아가면 내 진정으로 금주를 다시보리라”
금오산자락에 머물면서도 길재는 언제나 송도와 같은 곳을 찾고 있었다.
조선이 한양으로 천도를 한다고 하니 오백년 고려의 운명을 생각해보면 성리학자로서의 예지력일지 직관력일지는 모르지만 그것만이 자신이 하여야 할 마지막 삶의 목적이 되어가고 있었다.
상가집은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 장인어른께서 中郞將이라는 벼슬을 지냈으나 이미 고려는 망했고 구시대의 인물들은 힘을 쓸 수가 없었던 터라 더욱더 썰렁하였을지도 모른다.
장모님 상을 모두 마치자 연로한 나이에 강행군한 터라 심신이 피로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다 잠깐 잠이 들어버리고 말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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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남이면민 한마음화합체육대회 및 효잔치 성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