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던 날, 마곡사를 가다
대전에서 마곡사 가는 길이 당진 고속도로 개통으로 많이 편해졌다.
고속도로 개통이후 처음 가는 길.
유성 IC를 지나 북대전 방향으로 조금 오르면 곧 바로 당진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
평일이라 차량도 적고 한산하니 비가내려도 여유롭다.
공주를 지나 휴게소에서 잠시 시장기를 해결하고,
10여분 달리면 만나는 마곡사 IC.
톨 게이트를 빠져나와 국도를 접어드는 길. 이정표에 남은 거리는 10KM 남짓.
구불구불~~~
봄비 내리는 국도는 한가로움, 그 자체다.
주변의 봄소식은 아직 좀 이른가 보다. 개나리꽃도 피지않았다.
조금 달리다 보니 새로 단장한 마곡사 주차장이다. 웬일? 주차료도 무료다.
마곡사를 오르는 천변길. 물소리,새소리가 우리를 가장 먼저 받긴다.
그 동안 자주 비가 내려서 일까? 물 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비는 그칠줄 모른다, 우산을 쓰고 걷는다. 싫지않다.거추장 스럽지않다.
어쩌면 봄 햇살 뜨거움보다 낫다. 바람도 없이 소록소록 내리는비.
보슬비라 해야 하나? 이슬비라 해야 하나? 주변 나무 가지엔 초록의 새순이 머리를 내밀었다.
나무가지마다 맺힌 하얀 물 방울.
다른 아름다움을 연출했다.
꼭 크리스마스때쯤 나무에 걸쳐진 꼬마전구 불빛 처럼 밝게,
해 맑은 모습으로 매달려 있다. 바람이 없어 다행이다.
그 아름다움을 흔들지 않기 때문이다. 끝 자락엔 새순의 연두빛이, 가지마다엔 하얀 수정 구슬이 맺혔다. 나무가지마다 모두들 수정 구슬을 달아 놓았다.
그런 아름다움을 보며 걷다보니 마곡사에 다다른다.
저 만큼 우리보다 먼저 온 일행들이 내려온다.등산복 차림에 우산을 들었다.
마곡사, 절 이름이 쓰여진 대형버스 한대.
대전에서 음력 초 하루, 보름날은 셔틀로 오간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차량 통행 금지라고 입구에 적혀 있었는데 절집앞 주차장은 차가 가득하다.
법을 지켜 손해 보았다기 보다 자연의 숨결을 느끼며 걸었기에아쉬움은 없다.
빛바랜 현수막이 하나 걸렸다.
얼마전 열반하신 법정스님의 입적을 알리는 글이다.
무소유를 실천하신 법정스님,
주지한번 하신적이 없으셨지만 그 울림은 대한민국을 흔들었다. 법정스님이 쓰신 책은 연일 베스트 셀러에 오르고 일부는 책을 못구해 안달이란다.
해탈문을 통과한다.
절집앞 계곡을 넘는 극락교, 돌 다리. 저 아래 하얀 비단잉어가 노닐고 있다.
태화산 마곡사(泰華山 麻谷寺).
차령산맥 줄기 태화산에 자리한 청정도량 마곡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로 충남지역에 산재한 78개의 말사를 관장하고 있는 천년 고찰이란다.
경내를 가로지르는 계곡을 중심으로 영산전, 남쪽 가람은 수행영역이고 대광보전을 중심으로한 북쪽 가람은 교화영역이란다.
대광보전은 단청 공사가 막 시작된 모양이다. 건물 외부에 비계가 설치되고 비닐이 벽에 씌워졌다.
바래버린 목조기둥이나 구조물에 새롭게 단청이 입혀지면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탄생 하리라.
너른 마당 한가운데 우뚝 서있는 라마교풍의 5층석탑,
그뒤 다포계 팔작지붕인 목조건물로 이루어진 주불전인 대웅보전.
외부에서 보면 2층구조이지만 내부에서 보면 1층구조의 아름다운 고건축물이다.
대웅보전앞에서 내려다 본 절집의 풍경.
절을 휘감아 흐르는 계곡과 무성한 소나무 숲, 벚나무가 잘 어울어진 마곡사는 선경속에 불심을 닦아 참된 나를 깨닫는 도량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기와불사를 받으시는 보살님이 차 한잔 하라고 권한다.
날씨도 스산하고 따뜻한 커피 한잔을 얻어 마신다. 너무 감사하고 고마웠다.
템플 스테이도 연중 실시하고 있단다.이곳저곳을 구경한다.
다시 온길을 따라 내려온다.
작은 새들이 보슬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먹이 찾아 날아든다.
참새, 곤줄박이, 박새…
그정도만 이름을 알뿐 시골에 살았어도 이름을 모르겠다.
모든게 관심여부다. 관심이 없으니 모를수 밖에….
저 앞 암자에서 들려오는 목탁소리.
정겹다. 어느 스님이 독경중이신가 보다. 나는 그 소리가 좋다.
마음이 맑아진다.
78개 말사를 관리하는 본사라는데 스님들은 모두 어딜 가셨을까?
오늘 스님을 뵈온적이 없다.
모두들 정진중이실까?아니면 울력 중이실까?
비는 계속 내린다. 나무가지마다 물방울의 아름다움은 변화가 없다.
진귀한 풍경이다.
찬 바람에 서리가 얼어붙은 상고대는 많이 보았어도 물방울이 떨어지지 않고 매달린 모습을 보기는 처음이다.
마곡사는 봄철이면 아름다움을 더한다.
옛말에 춘 마곡,(春麻谷) 추 갑사(秋甲寺)라 했다.
봄이면 산수유와 왕벚꽃이 피어나고 태화산 능선에 조성된 적 송림욕장은 무성한 소나무와 계곡이 어울어져 절정을 이루며 그 거리도 5KM에 달한다고 한다.
그리고 5월초면 공주시 주관으로 「마곡사 초록축제」가 매년 열린다.
싱그런 초록 모습과 향긋한 봄 나물로 만들어진 음식, 각종 이벤트로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금년에도 꼭 다녀가야겠다.
비내리는 날 돌아본 고즈넉한 산사, 마곡사.
물소리, 새소리가 너무 청량하고 정겨웠다.
돌아오는길은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즐거운 하루가 되었다.
금산신문 webmaster@igsnews.co.kr
<저작권자 © 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금산산림문화타운 군민 사전 예약 및 할인 혜택 시행
